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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어학실력(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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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어학실력(지평선)

입력
1997.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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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6 2 2」는 현재 북경대의 학생들 사이에 통한다는 하루 일과의 모델이다. 24시간중 14시간은 공부에 6시간은 수면에 2시간은 운동과 휴식에 나머지 2시간은 아르바이트에 활용한다는 뜻이다.최근 발행된 국내의 한 연구서는 그 곳 학생들의 면학모습도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이 학교기숙사에 들어 있고 10평크기의 방 하나에 4개의 2층 침대가 있어 8명이 한식구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밤 11시가 되면 국가의 에너지절약시책에 따라 일제히 소등하는 바람에 잠자리 구실만을 할 뿐이다. 새벽 5시에 기상하면 태극권이나 체조로 운동한 후 외국어 녹음테이프를 틀어 어학공부에 열중한다. 길거리에서까지 학생들은 리시버로 외국어강좌를 듣는다.

정부가 외국어교육을 주요정책으로 꼽은 것은 지난 90년이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외국인 상대의 중국어교습 아르바이트도 성행한다. 요즘엔 한국인에게 중국어 가르치기가 가장 인기다. 하루 2시간씩이면 중·고교교사 월급의 배를 벌 수 있어서다. 학생들의 꿈은 역시 해외유학이다. 91년부터 정부가 유학생관리를 체계화하고 귀국자에 대한 취업보장과 연구비 지급이 실시된 뒤 유학지망자가 급증했고 귀국붐도 가속화하여 한때 25만명이던 외국체류자중 8만명이 최근 몇년새 돌아왔다. 이들중 상당수는 외국어 교육에 투입되고 있다. 이 연구서는 따라서 중국은 외국어 교육 하나만으로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의 종합주간지 아에라가 비영어권 나라의 영어토플 성적을 공개했다. 한국은 싱가포르·중국에 이어 3위였고, 그 뒤를 대만·일본·북한이 바짝 따르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10년전 우리(505점)는 중국(470점)을 멀리 제쳤으나 제자리 걸음(현재 518점)을 해오는 동안 중국(556점)은 껑충뛰어 1위를 향해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대학 10년기간도 모자라 초등학교에까지 외국어 교육이 확대되고 있는 마당에 정작 서두를 일은 우리 교육의 내실화가 아닐까 한다.<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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