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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계 배척론에 ‘불면의 밤’/최형우 쇼크­쓰러지기전 최근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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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계 배척론에 ‘불면의 밤’/최형우 쇼크­쓰러지기전 최근 행적

입력
1997.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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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지방나들이로 심신 피로/민주계 매도에 10일 울분 토로/대표직 결심후 허탈감 덮친듯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12일 『최형우 고문은 지난 10일밤 청와대로부터 신임대표 내락을 받은 상태였다. 최고문 스스로 대권포기를 전제로 한 대표직 수락의사와 함께 정권재창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최고문이 11일 아침 김덕룡 서석재 의원과의 회동도중 쓰러진 것은 항간의 추측대로 대권이나 대표문제를 둘러싼 의견충돌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또 『최고문은 약속시간보다 20분 늦은 8시50분께 플라자 호텔에 나타났고, 자리에 앉자마자 서의원이 「요즘, 뭐 좋은 일 있습니까」라고 묻자 뭐라고 대답을 하려다 쓰러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전언대로라면 최고문은 이미 호텔에 들어오기 전 모종의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일의 앞뒤만을 가늠한 합리적 추정에 불과하다. 최고문은 지난 열흘간 거의 잠을 자지못했다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한보사태 이후 한시도 편한 날이 없었던데다 잦은 지방나들이로 심신이 지쳐있었다고 한다. 또 대권문제를 둘러싸고 사분오열하는 민주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민주계 좌장으로서의 책무감이 그를 짓눌렀다고 한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대표인선 등 당직개편 문제까지 겹쳐 평정을 잃을 정도의 상태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권과 대표문제는 그를 쓰러뜨린 근인은 아니라해도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문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의 「민주계 배척」 분위기에 대해 2시간 가까이 울분에 가까운 불만을 토로했다. 최고문은 이 자리에서 『과거 암울했던 군사정권시절 민주화투쟁을 한 민주계가 일부 의원들의 한보사태 연루로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군사정권시절 국민을 탄압했던 인사들이 오히려 기세가 당당해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최고문은 또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선 안된다』 『5·6공으로 돌아가선 안된다』는 말을 거듭 되뇌어 새 대표에 민정계의 이한동 고문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고문은 경선포기를 전제로 한 대표직 수락 결심을 최근에야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대선전략캠프인 서교동의 21세기 정보화전략연구소는 4월초에 광화문 중심가에 대규모 사무실을 열 계획까지 마련해놓은 상태였다. 기능별로 흩어져 있던 3개 사무실을 한데 통합, 본격적인 경선준비에 들어간다는 복안이었다. 그동안 메인캠프는 서교동에, 기획팀은 합정동에, 조정팀은 여의도에 별도로 있어 유기적 체제구축에 지장이 많았다고 판단, 그동안 사무실을 물색해왔다. 최고문은 10일밤에야 이러한 모든 현안을 정리하는 쪽으로 최종진로를 결정했고, 그에따른 「정치적 허탈감」이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함께 그를 쓰러뜨린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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