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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의혹 폭로도 “의혹”/공세적 박경식씨 돌연 유화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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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의혹 폭로도 “의혹”/공세적 박경식씨 돌연 유화제스처

입력
1997.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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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석씨 조사기피이유 석연찮아/“테이프값 100억 제의” 등 설도 난무/“검경이 나서서 진실규명” 여론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씨의 연합텔레비전뉴스(YTN) 인사개입 의혹 폭로사건이 오히려 각종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 G남성클리닉 원장 박경식(44)씨는 현철씨 비리자료가 많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더 이상 추가폭로를 하지 않고 있다. 현철씨와의 관계나 섭섭한 감정만 말할 뿐, 제보자답지않게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다. 기업체의 각종 비리를 조사, 폭로해 온 경실련 양대석(38) 사무국장도 석연치 않은 이유를 대며 현철씨의 YTN 인사 개입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폐기했고 경찰조사도 피하고 있다.

박씨는 12일 현철씨 문제를 둘러싼 일말의 단초를 공개하기는 했다. 그는 『95년 현철씨에게 (주)메디슨 사건을 바로잡아 달라고 하자 「메디슨의 이모사장은 무죄」라며 보고서를 주더라』고 말해 현철씨가 각종 정보를 보고받고 있었음을 재확인했다. 또 『현 서울시정무부시장 김희완씨가 지난해 9월 「앞으로 현철씨와의 통화내용을 전부 녹음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야당접촉사실을 시인했고 『현철씨에게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을 달라고 요구한 것은 사실』이라며 비디오테이프 내용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씨는 『(현철씨와 유력인사에 대한)비디오테이프가 40개는 된다』는 등 공세적 입장을 취했던 10일과 달리 현철씨와 한보그룹 정보근 회장의 관계 등에 대한 발언을 뒤집고 양씨가 언론에 녹음테이프를 제보했다고 말하는 등 자세를 돌변했다. 12일에는 『대통령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다』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양씨를 절도혐의로 고소했으면서도 자신은 경찰에 나가지 않겠다는 등 시간을 끄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양씨 주장도 의문투성이다. 양씨는 『비디오테이프 내용이 지저분하고 내 가치관과 맞지도 않아 폐기했다』면서도 『테이프에는 청와대 인사, 정치인 등 유력인사 10여명이 박씨와 만나거나 치료를 받는 장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양씨가 경실련에 알리지도 않고 개인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엄청난 내용을 담은 테이프를 없앴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와중에 양씨가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박씨가 「비디오테이프 1개에 1백억원을 받을 수 있다」 「한 야당이 테이프를 넘겨주는 대가로 1백억원을 제의했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밝힌 내용이 알려져 폭로―침묵, 테이프입수―폐기 등 사건과정에 개입된 당사자들의 폭로 동기와 목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국 현철씨 인사개입의혹 폭로사건의 의혹과 당사자 발언의 진위여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범죄구성요건에 해당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정진황·박일근 기자>

◎“동생 비리폭로 진의 알지못해”/박경식씨 형 경재씨

박경식(44)씨의 형 박경재 변호사는 12일 『동생이 내게 현철씨 육성 녹음테이프 등을 맡겼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며 『동생이 현철씨의 비리를 폭로한 진의를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변호사는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철씨가 압력을 행사, 자신을 모방송사 객원해설위원직에서 해임토록 했다는 동생의 주장에 대해 『현단계로서는 「노코멘트」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 사무실이 있는 서초동의 6층건물 전체에 도둑이 들어 약간의 금품을 훔쳐갔다』며 『내 사무실은 도난품이 없었고 바로 직전 인근 건물에도 도둑이 든 적이 있어 단순절도범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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