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심부전증 환자에 더 흔해최근 30대 주부가 찾아와 『요즘 반지와 신발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손발 눈두덩 얼굴 등이 붓는데 콩팥(신장)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 환자는 아는 사람이 비슷한 증세로 병원에 갔다가 콩팥이 나빠 그렇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신장검사를 원했다. 당연하고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반대의 상황도 흔히 발생한다. 젊은 여성들이 갑작스런 체중증가를 「몸이 붓더니 살이 쪘다」며 아무 죄도 없는 콩팥 탓으로만 돌리는 경우다.
이렇게 증상에 따라 병을 의심하는 것은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을 통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온갖 종류의 건강상식을 자주 접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정보를 통해 증상과 진단이 서로 잘 맞아 떨어지면 별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괜한 걱정을 하거나 불필요한 치료, 혹은 잘못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한 가지 증상이 한 가지 장기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몸을 붓게 하는 가장 흔한 질환은 간경화(간이 딱딱해지면서 기능이 떨어짐) 심부전증(심장의 펌프기능 저하) 신증후군(단백질이 소변으로 많이 빠져나가는 질환) 신부전증(신장기능 저하) 등이다. 드물게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심한 영양결핍 등도 몸을 붓게 한다. 한편 부종(몸이 붓는 것)을 일으키는 약물로는 감기나 각종 통증 완화에 사용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폐경기증후군 치료에 쓰이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칼슘길항제와 혈관확장제 등 고혈압약제들을 꼽을 수 있다. 이뇨제를 갑자기 끊으면 부종이 생길 수 있으며, 감기 몸살 정신적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몸이 붓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부종의 원인은 다양하며 나타나는 증상도 원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규명 없이 부종을 없애기 위한 민간요법(호박 삶아먹기, 가자미 고아먹기, 옥수수수염 삶아먹기 등)을 사용하거나 TV에서 광고하는 약물, 즉 소변량을 늘리는 이뇨제 등을 복용해서는 안된다. 부종이 의심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발생 원인을 확인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치료법이다.<김흥수 아주대 의대 교수·아주대병원 신장내과>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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