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 변양호 과장 원내토론회 제기/“시장경제주의자 자처 관료 많으나/중기·농민 등 구체사안선 일관성 상실”『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뿌리깊은 형평위주의 사고방식에 젖어있어 시장경제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내에 스스로 시장경제주의자라고 자처하는 관료들은 많으나 실제 행동은 그렇지 못해 경제의 혼란과 일관성 부족이 생기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정책 조정의 총괄 실무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변양호 재정경제원 정책조정과장은 최근 원내모임인 「목요토론회」에서 발표한 「우리 경제 어려움의 본질」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동안 경제위기의 원인을 「경제적 시각」에서 분석한 보고서는 많았으나 이번 발표는 경제관료들의 성향이나 기본철학 등의 측면에서 설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다음은 발표문의 요지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신봉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자유시장경제와 아직 거리가 있다. 뿌리깊은 형평위주의 사고방식 때문이다.
효율은 경제논리인데 비해 형평은 정치논리이기 때문에 효율은 시장에 맡기자는 생각인데 반해 형평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효율보다 형평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이 끼치는 가장 큰 해악은 관료중심(규제위주)의 경제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작은 정부의 이념은 형평과는 잘 맞지 않는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고비용·저효율 타파를 위해 규제완화와 작은 정부, 시장경제를 주장하다가도 중소기업 근로자 농민들과 관련있는 사안이 나타나면 시장의 효율은 사라지고 만다. 그냥 입찰에 붙이지 않고 기업의 도덕성을 고려한 PCS사업허가도, 매월 엄격한 통화량관리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형평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형평은 조세와 정부지출 즉 재정활동을 통해 구현되어야 하며 재정활동을 제외한 그밖의 경제정책에서는 효율과 시장중심으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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