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파의 주식을 매집,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게 된 신동방이 10일 드디어 주식보유목적을 「경영참가」라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신동방 세력과 미도파 대주주인 대농그룹간의 미도파 경영권을 둘러싼 M&A(기업의 흡수·합병)전은 불꽃이 튀게 됐다.이번의 공방전은 지금까지의 다른 적대적 M&A와 두가지 점에서 크게 다르다. 하나는 「법인 기습자」인 신동방이 홍콩이나 말레이시아계의 외국자본과 제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도파가 대농그룹의 사실상의 지주회사이므로 미도파의 경영권을 상실하면 대농그룹 계열사들의 경영권도 넘어가거나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M&A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법률적인 하자가 없어야 한다.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다. 재테크는 돈버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기업윤리를 파괴하거나 국가이익을 훼손하는 것은 가능한 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점에서 신동방그룹의 미도파에 대한 적대적 M&A는 그 특성에 비추어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하겠다. 우선 미도파측은 그들의 주식을 6.36% 매입한 말레이시아의 2개 법인이 사실상 동일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겠다. 외국인이나 법인은 동일인이 5%이상 초과 취득할 수 없게 돼있다. 또한 신동방 세력으로 알려진 성원그룹의 주식매집이 신동방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매입자금이 제공됐다는 설도 있는데 이것도 가려져야 한다.
신동방은 신명수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과의 사돈관계 때문인지 미도파나 대농주식 매집자금과 관련해서도 증권가에서는 의혹설마저 떠돌고 있다.
신동방은 증권거래소의 투자자를 위한 공시조회에서 불성실한 자세를 보였다. 지난 1월9일 첫 공시에서는 『미도파인수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오도했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소로부터 불성실 신고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불성실에 대한 설명이 또한 있어야겠다. 기업윤리 차원에서는 극히 바람직하지 못하다. 노 전대통령과의 관련 등을 봐서라도 적대적 M&A는 삼가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말들도 있다.
또한 정부차원에서도 적대적 M&A가 과연 현 단계에서 국가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심각하게 통찰해야 한다. M&A성행은 기업마다 투자재원을 경영권 방어에 전용케 할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는 위축되고 주식분산대신 주식집중이 심화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할 것이다. 특히 우리증시가 외국자본의 기업 사냥터로 전락하게 된다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다.
재계가 이러한 적대적 M&A에 공동대처키로 한 것은 현단계에서는 의미있는 자구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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