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금가는 소리/신한국 3역 “파문 주역이 무슨…” 박세일 수석 성토당정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여권 전체가 구심력을 상실한채 표류하고 있다. 신한국당 당3역을 비롯한 고위당직자들이 청와대 박세일 사회복지수석을 공개적으로 성토하는가 하면 후임대표직 인선문제가 혼미를 거듭하는 등 여권의 국정운영이 공동화양상을 띠고 있다. 노동법·한보사태를 겪으면서 정부·여당이 극심한 균열조짐마저 보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권주변에서 팽배해지고 있다.
11일의 사단은 신한국당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일어났다. 강삼재 사무총장, 이상득 정책위의장, 서청원 원내총무 등 당3역은 이날 박수석을 집중공격했다. 당직자들은 박수석이 여야합의로 통과된 노동법을 「90점짜리」로 평가한 한 신문과의 인터뷰내용을 문제삼아 『노동법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이 품평회는 무슨 품평회냐』며 박수석을 비난했다. 한 당직자는 『자기가 대통령이야…』라고 호통을 쳤는가하면 또다른 당직자는 『×××…』이라며 육두문자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철 대변인은 격앙된 회의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하려 했다. 김대변인은 『노동관계법과 관련, 청와대 수석과 관계장관에 대한 당내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여야 단일안으로 처리된 노동관계법에 대해 「90점짜리」 운운한 것은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관의 자세가 아니다는 지적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대변인은 또 『노동법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고 평지풍파를 일으킨 장본인이 여야합의로 통과시킨 노동법에 대해 품평 운운한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라는 당3역의 일치된 성토가 있었다』면서 『박수석의 발언중에는 민노총의 주장과 국민회의가 제시한 것과 비슷한 내용도 많았다는 얘기까지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범진 총재비서실장은 『오늘 회의분위기를 청와대에 그대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석에 대한 성토는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 뒤까지 계속됐다. 회의가 끝난뒤 강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나설 자리에 나서야지…』라며 박수석에 대한 분을 삭이지 못했다. 강총장은 『지난해말 노동관계법을 처리할 당시 소속 의원들은 호, 불호를 떠나 당론에 따랐다』면서 『속마음이 어떻든 고생했다, 애썼다고 하는 것으로 끝내야지 평가는 무슨 평가냐』고 발끈했다.
이날 청와대수석을 겨냥한 신한국당의 성토는 이례적인 것이었으나 누적된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됐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불거진 당정갈등과 관련, 당사주변에서는 청와대의 김광일 전 비서실장과 이원종 전 정무수석 사이의 1차 파워게임에 이은 2라운드 갈등이란 시각이 제기됐다. 특히 강총장과 김철 대변인을 비롯, 이 전정무수석과 가까웠던 당직자들은 김광일 전 실장과 박세일 수석의 「독선적 자세」를 한결같이 문제삼았다. 특히 당쪽에서는 후임대표 인선과정에서 청와대가 보여준 행태는 한마디로 권력공백의 위기감마저 느끼게 할 만큼 무기력했다고 힐난할 정도이다. 더욱이 김현철씨 문제가 확대재생산되고 후보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속에서 여권의 갈등구조는 갈수록 심화조짐을 보이고 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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