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공안원 철통경비속 북 요원들도 동태감시 계속/“한국대사관 대중 교섭력 부족 사태해결 지연”평도황장엽(74) 북한 노동당비서와 김덕홍(59) 노동당 중앙위원회 자료연구실 부실장이 주중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한지 12일로 만 1개월이 된다.
그동안 한국 중국 북한간 삼각접촉으로 황비서의 서울행은 기정사실화했으나 제3국 경유여부, 신변안전문제, 사후문제 처리 및 수습 등 각론 조정에 당사국들이 부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내주중에는 황이 베이징(북경)을 떠날 것이란게 이곳 외교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한국측은 그동안 한국행 협상도 중요하지만 74세로 고령인 황비서 건강문제와 사건의 장기화에 따른 심적동요를 막는데 많은 신경을 써왔다. 현재까지 황비서의 건강은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압도 90∼120을 유지하고 대사관 직원집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소식이지만 때를 거르지 않으며 과일 버터 빵 영양갱 등 간식도 잘하고 있다.
황비서는 매일 20여장씩의 원고를 피곤한 기색없이 집필중이며 김비서와 한담도 하고 복도 등에서 마주치는 대사관 직원들과 인사와 농담을 건넬 정도로 친숙해졌다.
한국대사관 한 고위관계자는 황비서가 망명요청 이후 현재까지 눈에 띌만한 심적동요를 보인적이 없다고 말하며 「위장귀순설」 등에 대해서는 「인격모독」이라고 강하게 부정하고 분명한 망명목표와 동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비서가 체류중인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건물과 대사관 주변에는 1,200명의 중국공안이 24시간 물샐틈 없는 경비를 하고 있다. 영사부주변에는 물대포를 장착한 장갑차 5대가 상주해 있고 현장에서 100m쯤 떨어진 입구에는 시멘트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외에 차량으로 또다시 바리케이드를 치고 중무장한 공안원들이 상시 지키고 있다. 최근들어 감시 카메라 6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측 특수요원들은 영사관에 대한 동태감시를 조금도 풀지않고 있다. 이와함께 사건이 장기화하면서 민원인과 기자들을 겨냥, 장거리 공중전화 영업이 등장하는가 하면 인근 카페들은 한식으로 메뉴를 바꾸는 등 중국인들의 발빠른 장사꾼 근성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처리를 놓고 한국대사관의 대중교섭능력의 한계가 백일하에 드러났다는 평가다.
사실 이번 사건은 중국특성상 당정치를 외교부 안전부 중앙군사위 등 중국 당정이 총체적으로 관여하고 있는데도 대사관측은 외교부와의 접촉에만 매달리고 있어 사건해결 지연에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중국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14일 황비서의 서명이 든 망명 진술서가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에게 정식루트가 아닌 비선계통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도 『조사중이다. 확인중이다』라는 발언만 반복하는 것이 교섭력 부족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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