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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씨 「국정개입」 해명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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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씨 「국정개입」 해명해야(사설)

입력
1997.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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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가 현정부출범 이래 정부의 중요한 인사와 국정운영에 적극 개입했다는 설과 의혹이 날로 증폭되어 국민을 아연케 하고 있다. 우선 의사인 박경식씨가 폭로한대로 현철씨가 정부관련 인사 등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위법행위이자 대통령과 국가의 권위를 훼손한 중대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대통령은 국민의 위임과 헌법 및 관계법령에 의거, 국정을 운영하는 최고책임자다. 대통령의 인사권과 국가운영권은 아무도 개입할 수 없는 고유의 권한이며 이것은 누구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지난날 절대왕권시절 왕족들은 왕의 위세를 빌려 요직인사와 국정에 개입하고 축재하는 등 온갖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국가기강을 문란케 하여 국민의 원성을 샀다.

대통령의 친인척하면 우리 국민들은 매우 불쾌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49년간의 헌정기간 상당수 친인척들이 대통령의 위세를 빌려 국정운영을 흐리게 하는 등 갖가지 불법행위를 자행했던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도 취임초 부정부패척결과 국가기강의 확립을 내세우며 친인척들의 엄격한 단속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아들 김현철씨는 새정부의 출범때부터 장·차관·기관장 등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의 의혹을 샀다. 그 이후 그는 「소통령」 「부통령」 「황태자」라는 별명속에 인사와 국정운영에 참여했으며 더구나 한보사태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국민을 분노케 했던 것이다.

박경식씨가 폭로한 대로 김현철씨가 YTN(연합TV) 사장을 비롯, 각종 인사 등에 간여하고, 정계에서 전해진 대로 국방장관인사 등에 입김을 넣는가 하면 새 총리 내정사실을 미리알아 흘린 것 등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통령의 인사권 국정운영권을 침해한 것이 틀림없다. 아울러 김대통령의 직무자세와 도덕성에 대해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대통령의 힘과 권세를 이용하여 권력을 휘두르는 시대는 지났다. 대통령의 아들은 단지 아들일 뿐이다. 공적으로는 어떤 권한도 없다. 아버지의 순탄한 국정수행을 돕는다면 바른 몸가짐을 갖는 것이 순리다.

지금 김현철씨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초리는 매우 따갑다. 그렇지 않아도 전국을 뒤흔든 한보비리의 진짜 몸통설이 분분한 터에 고위직인사와 국가정책 집행에 간여했다는 폭로 등으로 깊은 의혹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간단한 부인이나 묵살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김현철씨는 아버지인 김대통령의 권위 회복을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지난 4년간의 온갖 대소설들의 진부를 소상하게 해명해야 한다.

아울러 대통령과 청와대도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 검찰도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뜻에서 조사에 나서야 한다. 김현철씨 문제의 진실규명 여부는 김영삼정부의 명예와 직결되어 있다. 국민은 조속한 해명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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