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에 극우지도자 찬드… 정국 위기 넘겨일주일 가까이 지속된 히말라야의 입헌군주국 네팔의 정국 위기가 공산당과 극우파의 극적인 결합으로 일단락됐다.
국민민주당(NDP) 극우파지도자인 로켄드라 바하두르 찬드(57)는 11일 최대 정당인 네팔통일공산당(NCP―UML)과 손잡고 연정을 구성, 새 총리에 취임했다.
정국 위기는 6일 세르 바하두르 데우바 총리가 이끄는 중도파 3당 연정이 의회에서 두표차로 불신임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데우바 내각은 95년 9월 공산당 소수단독정부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은 이후 내분으로 줄곧 삐걱거렸다. 당시만 해도 시한 안에 새 연정을 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었다.
새 연정 출범으로 정국이 안정을 되찾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기는 쉽지않을 것 같다. 96년까지 3차례 총리를 지낸 키르티 니디 비스타(70)씨는 『네팔은 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국민의 기본요구조차 만족시키지 못했다. 지도층은 권력다툼에만 몰두하는 경향을 보였다. 관료층도 아무 생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업과 불균형이 심해졌는데도 정치지도자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네팔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 하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달러 수준. 면적 14만㎢에 인구 2,100만. 산업이랄 게 거의 없다. 농업이 GDP의 60%를 차지하며 노동력의 93%가 여기에 종사한다.
그러면서도 식량자급이 안되고 자연재해에 취약해 가뭄이 들면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 인구의 40% 이상이 영양결핍상태다. 실업률은 5%지만 「불안정」고용이 25∼40%에 달한다. 외국원조를 많이 받고 있다. 15세 이상 문맹률이 64%나 된다. 7년전까지만 해도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절대왕정 체제였다.
국민의 90%가 힌두교 신자라는 사정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불만을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형편이다.
따라서 91년 5월이후 무역과 외국인투자를 장려하고 있지만 전망은 여전히 우울하다.
경제규모가 작고 기술적으로 낙후된 오지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세계에서 유례없는 공산―극우연정의 앞날이 더욱 주목된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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