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놀이 중 숨은 그림 찾기라는 것이 있다. 신문에도 더러 그런 것들이 나오는데, 만화같은 원래의 밑그림 속에 감추어진 또 하나의 그림들을 찾아내는 이 놀이는 짧은 시간동안 충분히 재미있고 즐겁다.사람 어깨에 숨어있는 양말을 찾아내기도 하고 나무 속에 묻혀 있는 야구공을 찾아내기도 하고, 여자의 종아리 사이에서 물고기를 찾아내기도 한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낼 때마다 감탄하는 것이 하나 있다. 『참 재주도 좋지. 어떻게 이것들을 여기에 감추어 두었을까』하는 것이다. 때로는 밑그림을 옆으로 돌려보기도 하고 거꾸로 돌려보기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것을 찾아낸다.
그리고 끝에 가선 꼭 감탄한다. 숨은 그림들은 하나같이 허술한 곳에 아주 허술한 모습으로 마치 찾는 사람의 허를 찌르듯 숨어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또 한번의 개각이 있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번 개각을 보면서도, 숨은 그림 찾기와 숨은 인재 찾기 사이에 묘한 공통점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숨은 그림 찾기에서 사발이라든가 물고기, 버섯, 새와 같은 것들이 거의 단골 메뉴로 나오듯 개각의 경우에도 사발이나 물고기, 버섯, 새와 같이 전에도 몇 번 비슷한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데, 무슨 문제가 생겨 잠시 물러났다가 시간이 흘러 잠잠해지면 다시 나오는 단골 인사들이 많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숨은 그림 찾기와 정부의 개각은 그것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분명히 다르게 느껴지는 것 한가지가 있다. 숨은 그림 찾기는 전에 나왔던 물고기나 버섯, 새 같은 것들이 다음번 그림에 다시 나와도 여전히 재미있고 유쾌하고 즐겁다. 하지만 개각에서 전에도 비슷한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다른 자리로 옮겨 다시 나오고 또 나오고 하는 걸 보는 것은 그렇게 유쾌하거나 미더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기야 따지고 보면 그동안 하도 자주 바꾸어 더 찾아낼 새로운 인재가 드물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개각이 같은 메뉴의 숨은 그림 찾기도 아니잖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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