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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채택’ 여 막다른 골목/김현철 의혹­급박한 여야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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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채택’ 여 막다른 골목/김현철 의혹­급박한 여야 기류

입력
1997.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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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공개로 당내 불가피론 확산/야 “물증까지 나왔는데” 출두 강력 요구대통령 차남 김현철씨가 국회한보특위 증인석에 설 것인가. 이에 대한 여권내의 해답은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불가능론」이 다수였다. 그러나 최근 현철씨의 국정개입 및 각종 공직인사 개입설이 불거져나오면서 「불가피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연일 현철씨 문제가 정국의 주요쟁점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국회에서 이를 덮어두고 민심의 불을 끌 수 없다는 판단때문이다.

여야는 2월 중순 임시국회 소집이후 한보사건국정조사 특위를 열었으나 현철씨의 증인채택문제를 둘러싼 이견때문에 실제 조사에는 착수하지 못했다. 야당측은 『한보사건의 몸통인 현철씨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국정조사는 하나마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여당은 『구체적 증거없이 설에만 근거해 증인을 채택할 수는 없다』고 맞서왔다.

그러나 한보특위가 계속 헛바퀴만 돌면서 여론의 비난이 고조될 기미를 보이자 여당 내부에서도 서서히 현철씨를 어떤 식으로든 증인으로 내세울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10일 현철씨의 YTN(연합텔레비전 뉴스) 사장 인사 개입의혹과 관련한 전화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한보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 힘겨루기의 균형이 무너지는 분위기이다. 이 녹취록은 한보와 직접 연관이 없지만 현철씨가 광범위하게 국정에 개입했다는 하나의 물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어 정가에서는 현철씨가 청와대, 안기부, 언론, 군, 검찰, 신한국당 등의 인사에 개입했다는 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현철씨의 증인채택을 주장하는 야권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고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현철씨는 모든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국민앞에 해명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도 『청와대와 신한국당은 마음을 비우고 현철씨를 국회한보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시키도록 결정하는 수 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가세했다. 야당측은 또 국회 증인출석 외에도 검찰의 현철씨 재수사 및 사법처리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여권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증인채택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현철씨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고는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서청원 총무는 『증거도 없는데 청문회에 나서라는게 말이 되느냐』고 『야당의 정치공세를 받아줄 수 없다는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보특위 소속 여당관계자는 『국정조사 막판에라도 현철씨를 국회에 부르지 않을 수 없다』며 『여권내부에서 이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 신한국당 등 여권내에서는 현철씨의 국정조사 수용방안을 검토하면서, 이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현철씨의 청문회 출석방식을 놓고 ▲청문회 마지막날 출석 ▲질문자수 및 질문시간제한 ▲한보관련 이외의 질문내용 제한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철씨 자신은 『국회국정조사에 출석할 경우에도 검찰조사때와 마찬가지로 각종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라며 특위출석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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