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을 복제한 영국 생물학자가 나타나 온 세상이 인간복제 가능성을 놓고 시끌벅적하더니 이번에는 미국인이 메추라기처럼 우는 병아리까지 만들어냈다. 수정후 48시간 된 병아리 배아에 메추라기 배아의 뇌를 이식했더니 거기서 깨어난 병아리가 메추라기와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는 것이다.사람의 겉모습 뿐 아니라 심성까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영혼복제의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라면서 세계 매스컴이 흥분하고 있는데, 이런 인조인간들이 돌아다니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일 인간복제가 가능하다면 겉모양보다는 아름다운 성품을 닮은 인간을 만드는 것이 사람들의 소망인 것 같다. 미국의 대중지 유에스 투데이의 여론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조사에서 미국사람들은 복제돼야 할 인물 1위에 「빈자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를 꼽았다. 2위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고, 남아프리카의 만델라 대통령이 7위를 차지했다.
레이건은 재임기간 「국민을 편안하게 한 대통령」이었다는 평가가 선정이유였다. 반면에 바로 몇달전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재선된 클린턴 대통령이 복제돼서는 안될 인물 2위로 꼽힌 것은 역설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가. 극동조사연구소라는데서 조사한 결과는 1위 박정희, 2위 김구, 3위 세종대왕 순이었다. 미국인이 유능한 지도자보다 관대하고 도덕적인 인물을 좋아하는데 비해 우리는 강직하고 지도력 있는 민족주의자에 더높은 값을 매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30여년간 강권통치에 시달려 온 우리에게 지금 정말 필요한 지도자는 서민의 고단한 삶을 보살피고 위로할 줄 아는, 깊은 산처럼 품이 넉넉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기억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수성 전 총리의 퇴임회견을 보면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줄 아는 것이 참 정치』라고 한 김수환 추기경의 말이 새로운 의미로 떠오른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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