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 등 1층 차지 저학년 교실은 2·3층에지난 3일 울산 남부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어린이 압사사건은 근본적인 학교시설 미비로 생긴 문제다. 학교 계단이 직각으로 되어있어 층계 가운데에서 방향을 틀때는 속도를 늦춰야하기 때문에 주의력이 부족한 어린이들로서는 사고가 불가피했다.
이에 한국일보 네오라이프팀은 주부모니터들과 함께 서울 경기지역 10개 국·공립 초등학교를 점검해보았다.
점검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어른 중심의 교실 배치. 8개교가 가장 편리한 1층에 어린이교실이 아닌 교무실과 교장실 서무실 등사실 등 행정관련실을 우선 배치했다. 이 때문에 1학년 교실이 3층으로 밀려난 경우도 있었다. 서울교대부속, 서울사대부속만이 교무실을 2층에 배치했다.
○직각으로 꺾인 계단
계단은 모두 울산 남부초등학교와 같이 층 가운데에서 한번씩 꺾이는 직각형이었다. 한 초등학교는 계단의 미끄럼방지띠가 계단보다 튀어나와있어 걸릴 위험이 있었다.
화장실은 대부분이 쪼그리고 앉는 양변기. 김지희(35)씨는 『걸터앉는 양변기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을까도 걱정되었지만 휠체어를 쓰는 장애아들은 어떻게 하나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교마다 현관에 쇠로 두툼하게 만든 발털이개를 비치했는데 작은 어린이발이 끼거나 걸릴 염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맨땅위의 놀이시설
놀이시설은 30년전과 다를 바 없더라는 것이 옥명희(44)씨의 지적. 옥씨는 『철봉이나 정글짐같은 놀이시설 밑에는 반드시 모래땅을 깔아 혹시 떨어질 때 충격을 막아야 하는데 모두 단단한 땅이었다』고 걱정했다.
손상량(34)씨는 학교 밖도 문제였다며 『대로에 이어진 교문앞에 횡단보도가 가까이 없는 학교도 있었으며 일부학교는 담에 주차한 차량들과 골목을 다니는 차량들로 교통사고 위험이 커보였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운전연습을 하는 사례도 있다는데 이런 것을 제지할 수위가 없어진 것도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안타까와했다.
○운전연습장 된 운동장
세 사람은 『건물설계는 당장 바꾸기 어렵다고 해도 교실배치만이라도 어린이 위주로 되었으면 한다』며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도록 학교 건물은 단층을 지향하는 나라도 있다는데 1학년 어린이조차 2∼3층으로 올라다녀야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은다.
○사고위험 무방비 노출
이같은 교실배치는 전적으로 학교 재량에 달린 것. 서울교대부속 장영식(53) 교감은 『어린 학생들일수록 자연과 어울려 땅에서 열심히 뛰어노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금방 밖으로 나갈 수 있는 1층에 저학년을 배치했다』며 『그렇게 해야 어린이 안전에도 좋다』고 말했다.<서화숙 기자>서화숙>
◎점검 10개교의 현황
조사대상은 서울사대부속(서울 종로구) 서울교대부속(〃 서초구) 반원(〃) 잠원(〃) 구일(〃 구로구) 대현(〃 강남구) 영동(〃 영등포구) 아주(〃 송파구) 재동(〃 종로구) 부곡(경기 의왕시)초등학교 등 10개교.
이 가운데 8개 공립학교는 모두 1층에 교무실 교장실 서무실 숙직실을 배치했다. 이 때문에 구일은 1학년 10개반 중 6개반만 1층에, 반원은 1학년 6개반 중 3개반만 1층에 자리잡고 있었고 잠원 부일 대현 영동 아주초등학교는 1학년 전체를 2층에 배치했다. 심지어 부곡은 1학년 10반 가운데 7개반은 2층이었지만 3개반은 3층까지 올라가야했다. 유일하게 재동은 1학년 전교실이 1층에 있었다. 교실 건물이 2동으로 여유가 있는 덕분이었다. 이 학교 역시 교무실이 1층에 있는 반면 2학년은 2층에 있었다.
반면 서울사대부속과 서울교대부속은 교무실을 2층으로 보냈다. 교대부속은 3층과 2층짜리 2개동으로 되어있는데 교무실 교장실이 2층, 서무실 등사실이 3층에 자리잡았고 1층은 모두 1, 2, 3학년을 위해 배려했다. 사대부속 역시 본관 1층을 1학년 교실로 우선 배치하고 교장실 교무실은 2층에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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