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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에 용병이 날뛴다/파푸아뉴기니 정부,반군토벌용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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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에 용병이 날뛴다/파푸아뉴기니 정부,반군토벌용 수입

입력
1997.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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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철새」 용병들이 드디어 지난달 남태평양 부건빌섬으로 날아 들었다. 돈만 주면 어디서든 싸우는 그들에게도 여태껏 미답지로 남아있던 남태평양 지역에서 최초로 「거래선」을 튼 것이다.용병을 끌어들인 장본인은 부건빌섬의 원주민 반군(BRA)들과 9년째 내전을 벌여온 파푸아뉴기니 정부. 율리우스 찬 총리는 지난달 말 용병계약 사실을 시인하고 『이들의 역할은 전투참여가 아닌 정부군의 작전·기술교육에 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용병들을 전장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이미 부정되고 있다. 이달들어 용병들이 부건빌섬에서 헬기와 박격포를 동원, 반군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BRA측과 호주, 뉴질랜드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부건빌에서 활동하고 있는 용병부대는 런던과 워싱턴에 사무실을 갖고 있는 영국의 다국적 용병회사인 「샌드라인」 소속이다. 샌드라인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스」와 하청계약을 해 병력과 장비를 공급받고 있다. 아웃컴스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 분리정책) 시절 특수부대 간부였던 에벤 발로가 경영하는 악명높은 용병회사. 현재 투입된 용병은 백인 40명, 흑인 150명선으로 대부분 앙골라와 자이르 등에서 싸워온 베테랑들이다.

파푸아뉴기니 정부와 샌드라인과의 계약액은 2,300만달러(약 200억원)의 현금 및 현재 반군이 장악중인 세계 최대 구리산지인 팡구나 광산의 채굴권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푸아뉴기니 정부의 이같은 정책에 대해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은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평화적 분쟁해결이 점차 멀어질 뿐 아니라 이 지역에 용병활동의 전례를 남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호주는 매년 2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원조 동결을 지렛대로 용병계약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도 국제통화기금(IMF) 대출중단 등 제재수단을 검토중이다.

용병계약은 국가재정을 악화, 분쟁을 악순환시키는 것으로 이미 아프리카에서 증명됐다. 인구 420만명, 1인당 국민소득 850달러의 빈국 파푸아뉴기니에 고통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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