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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변화 맞춘 초·중등교육(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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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변화 맞춘 초·중등교육(사설)

입력
1997.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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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중반 우리 사회의 직업종류는 1,500개 정도였다. 30년후인 지금 우리 사회의 직종은 1만5,000개나 된다. 10배 이상 직종이 세분화하고 다양화해진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사회가 더욱 세분화하고 다기·다양·다원화해질 21세기의 20년대쯤 가면 우리 사회의 직종은 15만개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미국같은 선진국은 이미 직종이 5만개 이상되고 21세기 10년대쯤에 20만종이 될 것이라는 추정까지 나온다.그렇다면 21세기 10년대 중반 사회에 진출해 20∼30년대에 사회의 주역이 될 우리 2세들을 그 시대가 요구하는 자질·적성·기능을 갖추도록 교육시킬 새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일은 국가의 막중지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교육부가 내놓은 제7차 교육과정 총론개정안은 21세기가 요구하는 국민성 형성과 학생 개개인의 능력 및 적성의 개발과 새로운 직종이 필요로 할 인적자원을 교육시켜 내겠다는데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시대변화에 맞춰 이제까지의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수업방식을 탈피, 학생들의 적성에 따라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 주는 교육과정을 마련하려는 개정방향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고교평준화의 틀속에서 수재와 둔재를 한 교실에 수용, 획일적 교과내용과 수업방식으로 가르쳐 온 70년대 중반이후의 우리 교육과정과 교육현장은 그래서 사람다운 사람을 키우는 교육에서 실패했다. 개개인이 학교교육을 통해 소질과 적성을 살려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제몫을 하게하는 실사구시교육도 제대로 해낼 수 없었다.

교육과정의 이같은 근본적 폐단을 개선하기 위해 초·중·고교에서 국어·수학·영어 등 5개 도구 과목에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발한다는 것은 그래서 올바른 개정방향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학교교육에서 학생의 다양한 능력과 개인차를 감안해 교육내용 및 수준과 교육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은 교육의 기본적인 원칙인 것이다. 우리는 지난 30여년동안 교육의 기본을 무시한 채 입시위주의 교육만 해왔던 것이다.

개정안에는 이밖에도 긍정적인 내용이 적지않다. 국민공통 교육기간을 현재 9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 것, 고교 2·3학년은 수업과목의 20%를 선택할 수 있게 해 다양한 적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한 것, 중학교 과정에 제2외국어 교과를 도입하기로 한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초·중·고교 교육과정은 국민성 형성의 기본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잘 만드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교육현장이 새 교육과정을 소화해 낼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교육현장여건의 개선없이 아무리 훌륭한 교육과정을 마련해 봤자 그것은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 교육부는 그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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