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Times 3월7일자몇시간 안에 서울에 닿을 수 있는 북한의 탱크와 북한간첩의 소행으로 보이는 서울 근교에서 일어난 암살사건만으로 평양으로부터의 위협을 너무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 경계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한국지도자들은 북한군의 침략이나 파산한 북한의 이념이 미칠 영향보다는 뉴욕 주식가의 회계사들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의 가장 큰 걱정은 한국의 신용가치를 떨어뜨리고 한국경제를 혼란으로 몰고 갈 많은 파괴자들이다. 이러한 걱정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엔화 가치절하, 반도체 가격의 하락, 고임금은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계속되는 성장의 둔화는 평생직업 보장 같은 목표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한다. 사람들은 묻고 있다. 『한국의 기적이 정말 끝났는가』
한국지도자들은 한국이 과연 제3세계 지위에서 벗어나 확고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한국정부는 정치적으로도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지지율은 10%를 겨우 넘고 있으며 한보사태와 관련한 의혹이 계속되면서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다양한 정치적 견해들이 낙관적으로 볼 유일한 근거로서 모두 난관을 극복하는 능력을 상징하는 「한국적 특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정책입안가들은 한국지도자들이 통일의 잠정비용에 놀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재의 한국경제는 막대한 통일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북한과의 협상속도를 가속화 하기 위해서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국제사회의 대규모 후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감당하기를 명백히 거부하고 있다. 이는 북·미 핵합의의 비용부담에 대한 소극적이고도 인색한 모습에서도 잘 드러난다. 따라서 미국으로서 가장 현명한 선택은 한국의 경제와 정치가 회복되어 견고한 한미 공조체제가 다시 부상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준고위급회담 개최로 북·미간 침묵이 공식적으로 깨진 지금, 미국은 한국을 배제한 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저해할 어떠한 편법적 유혹에도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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