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 원칙합의 12일께 출발/김일성 사망 발언설로 서울직행 멀어져/스위스·호·홍콩 거론 단기체류 가능성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 망명신청 한달이 되는 12일을 앞두고 한·중간 망명처리협상이 막바지에 들어섰다. 황비서 망명허용 및 궁극적인 서울행 원칙에 합의한 양측은 현재 서울행의 방법 및 시기, 이동시 경호 및 신병관할문제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한 일괄타결을 앞두고 있다.
또한 정종욱 주중대사는 8일 김영남 북한외교부장의 베이징(북경) 경유에 맞춰 탕자쉬엔(당가선) 중국외교부부부장과 협의를 갖고 이 문제에 대한 입장조율을 마쳤다. 황비서가 이르면 12일을 전후해 베이징(북경)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고 있다.
마지막 남은 문제는 황비서의 서울행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것이냐는 것. 외무부 당국자는 『서울직행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나 (제3국 경유안 등)여러가지 방안을 두고 협의중』이라고 말해 막판 협의가 이 문제에 집중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서울직행」 가능성은 다소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협상 주변부의 공통된 전망이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9일 『아직 협의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여러가지 정황을 감안할 때 「서울직행」보다는 제3국 경유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김일성이 김정일과 언쟁도중 사망했다는 황비서의 일본발언설이 보도되면서 「서울직행」 추진에 암운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망명의 동기와 적법성 등을 모두 인정하는 「서울직행」에 난색을 표하면서 「제3국 추방후 서울행」, 또는 「제3국 망명허용 후 2차 서울망명」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3국 경유안이 채택될 경우 서울행은 크게 2가지 방식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중국이 황비서를 제3국으로 추방한 뒤 현지 공항 등에서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등의 요식적 자유의사 확인절차를 거쳐 곧바로 서울행에 오르는 방식이다. 이 경우 제3국 경유는 사실상 항로상의 일시경유 이상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설사 제3국 경유방식을 취하더라도 요식절차 이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제3국 경유는 사실상 항로상의 단순 경유이거나 단기체류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 제3국으로는 스위스 등 중립적인 유럽국가 또는 북한으로부터 안전한 단기경유국으로 홍콩 오스트레일리아 등 동남아 대양주 국가 등이 검토되고 있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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