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집권당 ‘야 씨말리기’싱가포르에서 야당을 한다는 것은 독립운동에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고난의 길이다.
고촉통(오작동) 총리와 리관유(이광요) 전 총리 등 집권 인민행동당(PAP) 지도자들은 1월2일 총선당시 야당인 노동자당(WP)후보로 출마했던 탕 리안 훙(61)을 최근 고소했다.
탕이 총선유세도중 오총리와 이 전총리가 탕을 「반기독교 화교 쇼비니스트」라는 거짓말을 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고소이유다. PAP측에서는 탕이 94년 8월에도 영어사용자와 기독교인들이 싱가포르의 요직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77%에 이르는 화교중 중국어 사용자들은 「2등 국민」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탕은 이같은 집권당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 총선에서 총 83석중 81석을 차지한 집권당측이 탕을 고소한 진정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다시말해 집권당측은 싱가포르에서 야당이 「설치는」꼴을 못보겠다는 것이 진짜 이유이다.
탕이 출마한 WP는 1월 총선때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원칙의 선거법에 따라 의원 5명을 한꺼번에 선출하는 지역인 빈민가의 쳉산선거구에서 비록 떨어졌지만 45%의 「놀라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득표율은 집권당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밖에도 세무서에서 탕을 조사하는 등 탕에 대한 보이지 않는 탄압은 벌써부터 있었다.
탕은 집권당이 자신을 고소하기 전 신변이 위험하다며 외국으로 도피했다. 이 전총리는 『탕의 외국도피는 싱가포르를 「테러국가」로 보이려는 의도가 있다』며 그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또 탕과 함께 출마했던 JB제야레탐(81)도 유세도중 집권당 후보들을 매도했다는 이유로 이미 고소돼 있는 상태다. 제야레탐은 81년 싱가포르에서 사상 처음으로 야당후보로 의원에 당선된 WP의 지도자이다. 5년뒤 그는 WP의 재정을 포탈했다는 혐의와 의원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에서 박탈됐다.
정부와 집권여당이 이같은 행동에 대해 현지에서는 『원자탄으로 모기를 잡는 일』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또 『집권당에 도전하는 야당의 기세를 꺾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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