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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그만두면 편할줄 알았는데…”/이수성 신한국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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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그만두면 편할줄 알았는데…”/이수성 신한국당 상임고문

입력
1997.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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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받을까 성묘 못가고 사무실도 못내이수성 전 총리는 지난 4일 총리직을 물러난 뒤 바둑과 친구 만나는 것으로 소일하고 있다. 정치적 행보로 해석할 수 있는 움직임은 없다. 굳이 꼽으라면 9일 저녁 서울시내 곰탕집에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김원기 상임대표를 만난 것과, 신한국당 고위당직자들과 통화한 것 정도다. 당초 그는 교통사고 수술이후 미처 빼지 못한 다리철심 제거를 위해 10일께 서울대병원에 입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강삼재 사무총장이 13일 열리는 신한국당 전국위원회 참석을 위해 입원을 만류하는 바람에 연기했다. 9일 아침 그를 만났다.

―총리를 그만둔 뒤 어떻게 지내나.

『바둑두고 친구들 만나고… 서울 구치소에 수감중인 이양호 전 국방장관과 김우석 전 내무장관 면회도 다녀왔다. 총리하면서 함께 일했던 분들인데… 가슴 아팠다. 고향(경북 칠곡) 선산 성묘는 주위에서 말리는 바람에 못 갔다. 당고문에 임명된 뒤 그렇잖아도 대구·경북(TK)지역 대표성이니 뭐니해서 말들이 많은데, 성묘가면 쓸데없는 오해를 받는다고 만류했다. 팔자가 고달프다. 총리 그만두면 편하고 자유스러울 줄 알았더니…』

―정치인들은 만나지 않았나.

『전혀 안 만났다. 오늘(9일) 저녁에 김원기 대표를 만난다.(김대표와는 논산훈련소 입소동기로 절친한 사이다. 김대표가 이끄는 통추 참여인사 상당수가 이고문을 대선후보로 밀고 있다) 단둘이 만나 곰탕 한그릇 먹는 자리다. 김명윤 이만섭 이홍구 이회창 이한동 김윤환 최형우 김덕룡 의원과 강삼재 사무총장에게는 전화했다. 고문단과 대선주자들에게는 예의차리기를 겸한 사담전화였고, 강총장에게는 총리시절 이런저런 짐을 지운데 대한 미안함을 표하기 위해서였다. 강총장이 13일 열리는 전국위원회 참석을 위해 서울대병원 입원 연기를 부탁했다』

―사무실은 언제쯤 여나.

『그것도 간단치 않다. 연구실 대용 삼아서라도 사무실이 하나 있어야 하는데…. 그러나 남들이 (대선)캠프 차린다고 오해할까 봐 못하고 있다. 후배들과 친구들이 사무실 차려주겠다고 하는데 거절하고 있다』

―차기대표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총리직을 책임지고 물러난 마당에 대표직은 당치 않다. 대표되면 신뢰성에도 문제 생긴다. 나 자신 생각해본 적도 없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언질이 없었나.

『전혀 없었다. 총리 그만둔 뒤 통화한 적 없다』

―당인으로서 스스로의 역할 규정을 어떻게 하고 있나.

『아직 정리못한 상태다. 다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결심만 굳히고 있다. 당고문 맡았으니 일조하겠다』

이고문과의 인터뷰를 마칠 즈음 동생 이수인(민주당) 의원이 자리를 함께 했다. 그는 자민련 의원 등을 상대로 이 전총리 대선후보추대 부탁을 하고 다닌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이의원은 『형님에게 사무실도 내지 말라고 조언하는 마당에 그런 짓 하고 다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이 전총리는 지금 세월을 낚고 있는지 모른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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