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꾼 총질에 백조의 날개 쉴 곳을 잃어…천연기념물 제201호 고니(백조)의 수난은 끊임없다. 고니고기가 여자의 건강에 좋다는 어처구니없는 속설 때문에 비밀리에 고가로 거래되면서 최근까지도 밀렵꾼의 총질이 그치지 않는다. 흔히 백조로 불리는데 이는 일본식 표현이고 고니가 본디 우리말이다.
먹이인 김과 재첩(작은 조개)이 풍부한 낙동강은 옛날부터 고니를 비롯한 희귀한 철새의 보금자리였다. 특히 낙동강과 황강이 합류하는 경남 합천군 용주면 평산리(천연기념물 제2호)와 창녕군 이방면 어유면(〃제15호) 일대는 고니의 도래지로 일제강점기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해마다 11월이면 시베리아에서 한반도로 날아오는 고니는 주로 합천과 창녕일대의 도래지를 중심으로 겨울을 보낸 뒤 3, 4월이면 다시 북쪽의 둥지로 돌아가곤 했다. 50년대만 해도 두 도래지에는 수천마리의 고니떼가 찾아드는 훌륭한 안식처였고 강과 주변 유휴지를 따라 비상하는 고니떼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고니는 해마다 개체수가 줄어들어 70년을 고비로 발길이 끊어졌다. 하천의 오염, 밀렵과 함께 농토의 확장으로 도래지 주변의 서식환경에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두 도래지는 73년 7월 동시에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다.
고니는 큰고니 혹고니 흑고니 고니 등 4종류로 한국에는 흑고니를 제외한 3종류가 찾아든다. 등갈색인 얼굴과 목부위를 뺀 몸전체가 순백으로 순결의 상징이다. 전장은 고니 130㎝, 큰고니와 혹고니는 150㎝크기이다. 몸무게도 10㎏안팎의 거대한 오리종류로 몸이 커서 땅이나 물을 몇발짝 걸으면서 추진력을 얻은 다음에야 비로소 날 수 있다. 수컷보다 암컷이 능동적으로 사랑을 고백해 신방을 차리며 새끼는 부부가 공동으로 키운다. 맹금류나 동물의 공격으로 위험에 놓일 경우에는 새끼를 날개속에 넣어 보호한다.<이기창 기자>이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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