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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떠난 ‘내각제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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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떠난 ‘내각제 화살’

입력
1997.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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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DJ로 단일화’ 목표 공론화/자민련 “빨리 확정” 조르며 여에도 손짓야권에서 내각제 개헌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다. 「3·5보선」의 승리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정치 일정을 앞당기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모두 「DJP연합」이 지니고 있는 가능성을 실감하면서 서로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국민회의가 최근 내각제 공론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후보단일화의 전제조건이 내각제라는 자민련측 입장을 일단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지원 기조실장은 『김대중 총재의 내각제 수용시사 발언은 여권흔들기까지 겨냥한 다목적 카드』라면서 『그러나 김총재는 자민련측이 개헌을 서두르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공식회의에서 잇달아 내각제를 언급하고 있는 조세형 총재권한대행도 『아직은 원론적인 개념을 정리하는 단계』라며 『내각제로의 당헌개정 여부와 시기를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지도부의 태도로 볼 때 화살은 이미 시위를 떠난 상태로 보인다. 국민회의가 내각제에 대해 앞으로 갔으면 갔지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최근 당내에서의 공론화 시도가 지난 4일 조총재대행, 이종찬 부총재 및 자민련 김용환 사무총장이 회동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국민회의측으로서는 내각제보다는 「누가 단일후보가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민회의는 오는 5월17일 전당대회에서 당무위원회에 내각제로 당헌을 개정할 수 있는 전권을 위임할 예정이다. 내각제 카드를 본격적인 후보단일화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내놓지는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 자민련측 반응은 한가지다. 김사무총장은 『국민회의가 애매모호한 얘기만 하지말고 내각제를 당론으로 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자민련은 가능하다면 연내에 내각제개헌을 실현하고, 불가능하다면 일단 야권단일후보를 통해 집권한뒤 대통령 임기를 줄여서(2년3개월)라도 내각제를 하자는 생각이다.

자민련은 국민회의가 4월부터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인뒤 전당대회에서 내각제를 당론으로 채택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공동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후보단일화 작업에 들어가자는 것이다. 자민련측은 여권에 대해서도 내각제 동참을 요구, 내친김에 연내내각제개헌이라는 제1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양당간에 진행되고 있는 내각제 논의에는 힘겨루기와 경쟁이라는 측면이 함께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내각제에 대한 입장을 일치시키기까지는 많은 고비가 남아있다. 후보단일화 협상을 낙관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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