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근로 2주단위 48시간 제한/의료·철도·방송도 직권중재대상/중앙노동위장 장관급으로 격상노동관계법 협상이 길고긴 터널을 지나 8일 완전 타결됐다. 지난 연말 노동관계법이 여당에 의해 날치기 처리된 뒤 2개월 보름만에 단일안이 확정된 것이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신한국당 이상득, 국민회의 이해찬, 자민련 허남훈 정책위의장과 이긍규 국회환경노동위원장, 진념 노동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을 갖고 정리해고 요건, 노조전임자 임금문제, 직권중재 대상 필수 공익사업 등 미타결 쟁점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다.
여야는 1월 영수회담에서 노동법 국회 재논의 방침이 결정되고 2월 임시국회가 소집된 뒤 본격적으로 25개 쟁점을 협상해 왔다. 여야는 노동법 시행일 이전인 2월말까지 협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으나 일부 쟁점에서 의견이 맞서 협상시한을 8일로 연장했다.
협상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정리해고제와 복수노조 허용문제. 여야는 정리해고의 요건에서 기업의 인수·양도·합병의 경우를 제외하고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때로 한정했다. 또 정리해고에 대한 근로자들의 반발을 우려, 2년간 시행을 유예키로 했다.
또 상급단체 복수노조는 즉각 허용하되 기업단위 복수노조는 5년간 유예한 뒤 시행키로 했다. 직권중재 대상 필수공익사업의 범위에 ▲의료사업, 철도, 방송을 포함시키고 ▲은행, 시내버스 운송사업은 2001년부터 대상에서 제외하되 한국은행은 계속 필수사업으로 두기로 했다.
또 임금을 포함한 단체협약 유효기간은 2년으로 했다.
한편 노동부측은 중앙노동위의 장관급 격상 등에 대해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고 노사 모두 일부 타결사항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앞으로의 노사관계가 순탄할지 여부가 주목된다.<김광덕 기자>김광덕>
◎노동계 반응/“개악 여전… 불복종 운동”
권영길 민주노총위원장은 『여야는 교원 공무원의 노동기본권보장은 아예 논외로 한채 「사용자는 쟁의기간중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합의하는 등 또 다시 노동관계법을 개악했다』고 주장했다. 정성희 대외협력국장도 『날치기법보다는 나아졌지만 국제적 기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면서 재개정안에는 대체근로제가 확대되고, 정리해고제가 2년유예 조건으로 계속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식 한국노총기획조정국장은 『이번 재개정안은 여야합의라는 정치명분만 세웠을 뿐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고쳐진 부분은 거의 없다』며 복수노조 전면허용, 교사 노동기본권보장, 노동위원회 독립성보장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노동법 독소조항이 없어질 때까지 「불복종 운동」을 계속하기로 하고 3월말 임·단협 예비교섭, 4월 본격교섭, 5월 전국적 총파업 등의 수순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남경욱 기자>남경욱>
◎재계 반응/불만속 “경제살리기 총력”
재계는 여야가 확정한 노동법개정안이 국가경쟁력 강화취지에는 크게 미흡한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으나 수용의사를 밝히고 이제는 경제살리기에 노·사가 총력을 다하자고 촉구했다.
전경련은 여야합의안에 대한 논평을 내고 『이번 합의안이 국제관례로 볼때 미흡한 점이 있지만 무노동무임금원칙이 확립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구축돼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개정 노동관련법이 기업의 경쟁력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후속조치를 마련하고, 공정하고 엄정한 법집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논평을 통해 『개정된 노동법이 당초 취지인 국제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매우 미흡해 불만스럽긴 하지만 노동법개정에 따른 논쟁은 이제 마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배정근 기자>배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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