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왕손 레카1세(57)가 왕정복고 의사를 천명해 피라미드식 금융사기 사건에 따른 민중봉기로 무정부 상태에 빠진 알바니아 정국에 또하나의 변수를 보탰다.레카 1세는 6일 망명지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성명을 통해 『모든 민주세력이 단결해 새 헌법에 기초한 새 체제를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나아가 『국민들이 입헌군주제를 규정한 「1928년 헌법」을 복원하기로 결정한다면 기꺼이 즉위, 난국수습의 중임을 맡겠다』고 밝혔다.
그의 선언은 실현여부를 떠나 상당한 국내적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왕정붕괴 이후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실험을 거치면서도 안정을 얻지 못한 국민들에게 그는 과거 왕정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킬 촉매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레카 1세의 부친이자 1928∼39년 국왕을 지낸 아메드 베이 조그 1세는 통치기간 외자를 끌어들여 내치와 외교에서 상대적인 안정을 유지했다.
레카 1세는 조그 1세가 1939년 이탈리아의 침공으로 국외 추방될 당시 생후 이틀만에 강보에 싸인채 망명길에 올라야 했던 비운의 왕세자다. 80년이후 가족과 함께 요하네스버그에 정착, 지금까지 세인의 기억속에서 지워진 채 생활해 왔다.
그러나 그의 희망은 시대착오적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비슷한 난국을 경험한 이웃 불가리아에서도 왕정복고설이 무성했지만 정국이 수습되면서 관심밖으로 밀려난 전례가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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