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위원 “지도부 바뀌면 가닥 잡힐듯”국회 한보사건 국정조사특위의 신한국당 멤버들이 7일 하오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가졌다. 그동안 국정조사계획서 작성소위에서 논의됐던 내용을 보고하고,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서다. 계획서 작성소위에는 신한국당 국조특위위원 10명중 박헌기 이사철 의원과 국민회의 이상수 의원, 자민련 이인구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작성소위는 증인채택, TV청문회 생중계 문제 등 쟁점사항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지난 5일이후 공전되고 있다.
국조특위 신한국당 멤버들의 회의 역시 특위의 향후 방향설정에 관해 뚜렷한 가닥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국조특위의 핵심본질인 김현철씨의 증인채택 여부에 대한 타개책 마련없이는 특위의 방향자체가 잡히기 힘들게 돼 있는 까닭이다. 신한국당 특위위원들은 현철씨 증인채택에 대해 여전히 표면적으로는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철씨가 객관적으로 한보사건에 관련됐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야당측의 증인채택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구체적 증거가 있으면 여야를 불문하고 누구든 증인으로 부를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선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점은 이날 회의결과에도 불구하고 신한국당 특위위원들 사이에 현철씨 문제에 대한 조심스런 입장선회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조짐은 현재로선 개각과 그에 뒤이은 당직개편 등에 여론의 관심이 쏠려있지만, 당직개편이 마무리되면 여론의 포커스가 일제히 국조특위에 맞춰질 게 뻔한만큼 언제까지 헛바퀴만 돌리고 있을 수 없게 된다는 현실인식에 비롯하고 있다.
신한국당의 한 국조특위위원은 『국조특위의 근본 목적은 실체적 진실규명과 문제점의 제도적 보완』이라며 『현철씨 증인채택이 이에 도움이 된다면 소환도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당의 새 지도부가 구성되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결의 실마리」와 관련, 『어차피 한보사태와 관련된 모든 문제는 여론의 흐름을 한치도 거스르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위원은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국민의 목소리가 현철씨 증인채택으로 모아지게 되면 여론재판식으로 끌려 나오기 보다는 주체적으로 특위에 응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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