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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반병이상 마셔도 운전” 35%/형사정책연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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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반병이상 마셔도 운전” 35%/형사정책연 설문

입력
1997.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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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공백 밤 11시∼새벽 1시 가장 많고/껌씹기·초콜릿 등 적발피하기 “백태”/측정거부땐 면허취소 절반이 몰라/죄의식 커 72.6%가 “중대범죄” 인식안그러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결국 핸들을 잡고야 마는 음주운전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형사정책연구원이 서울시에 거주하는 자가운전자중 연령 직업 수입 운전경력 등에 따라 5백4명을 표본추출해 조사분석한 음주운전 연구보고서는 흥미로운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음주운전실태=조사대상자중 술을 입에 대면 운전하지 않는 사람은 2백16명(43.8%)으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또 ▲맥주 2병이나 소주 반병(85명) ▲맥주 3병이나 소주 5잔(26명) ▲맥주 4병 또는 소주 1병(63명)을 마셔도 운전한다는 사람이 35.3%, 음주량에 상관없이 항상 운전하는 사람도 31명(6.3%)이나 됐다.

음주운전을 했다는 응답자 2백88명의 주요 음주운전 시간대는 단속의 공백기인 하오 11시∼상오 1시가 32.6%로 가장 많았고 ▲하오 9∼11시(30.2%) ▲상오 1시 이후(15.4%) ▲하오 6∼9시(15.1%) ▲점심시간 (3.2%) 순이었다. 술자리 종류는 직장동료(41%), 친구(34.6%), 거래처(14.9%) 순이었고 가족은 3%에 불과했다.

음주운전자들은 단속에서 적발되지 않기위해 ▲껌씹기(24.3%) ▲초콜릿·이온음료 등 섭취(17.5%) ▲넓은 길 이용(17.3%) ▲흡연 (12.1%) ▲물 섭취(10.5%) ▲좁은 길 이용 (9.3%) ▲구강청정제 사용(4.6%) ▲우황청심환 복용(2%)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59.5%가 「효과를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관련법규 지식=혈중알코올농도 규제치가 0.05%인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음주운전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24.4%나 됐다. 2명중 1명은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운전자 의식=61.5%가 음주운전을 하면 죄의식을 느낀다고 대답했고 ▲가족에게 음주운전사실을 숨길 것(54.8%) ▲음주운전은 살인에 견줄만한 중대한 범죄(72.6%)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음주단속을 피할 때 스릴을 느낀다」거나 「사고만 내지 않으면 음주운전을 해도 된다」는 사람도 12.5%와 8.9%나 됐다. 차를 가지고 온 동료에게 술을 권하는 사람도 20%였다.

보고서는 우리의 음주운전 문화에 대해 『우리사회는 아직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는 등 음주운전의 무용담을 즐긴다』며 『운전자들은 벌금보다 면허취소나 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에 더 큰 부담감을 느끼므로 행정처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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