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불안장애/어머니와 떨어지면 울먹/친구 못사귀고 등교 기피/전문가 ‘놀이치료’ 효과며칠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김모(7)군은 막무가내로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해 부모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알아보았으나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김군은 집에서는 불안한 기색없이 잘 지내지만 밖에 혼자 나가기를 싫어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학교에 들어간 후에는 밤에 혼자 자지 않으려 하고, 낮에도 어머니 뒤만 졸졸 따라 다닌다. 이는 대표적인 격리불안장애 증상으로, 특히 학교에 입학하면서 증상이 뚜렷해진다. 격리불안은 어머니와 헤어졌을 때 불안해 하는 것으로 어렸을 때는 정상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생후 5∼6개월된 유아는 대개 어머니가 보이지 않을 때 울면서 찾는 행동을 보인다. 문제는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됐는데도 격리불안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이다.
겉으로는 학교에 가기가 싫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머니와 떨어지는 게 불안해 학교에 못가는 것이다. 어머니와 헤어지면 자신에게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유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낮에는 그런대로 잘 지내기도 하지만 밤이나 이튿날 아침이면 증상이 심해진다. 아침이 되면 학교에 가야한다는 사실이 아동의 불안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아동은 두통 복통 현기증 등 신체적 증상도 많이 호소한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친구를 사귀기 힘들고 학습장애가 초래되는 등 학교적응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며, 2차적으로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격리불안은 어렸을 때 예기치 않게 어머니와 떨어진 경험이 있거나, 어머니로부터 『말을 듣지 않으면 갖다 버리겠다』는 등의 위협을 받은 아동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때로는 어머니 자신이 심한 우울증이 있어 자신도 모르게 곁에 머물러 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아동에게 보내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학교에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한다. 일단 어머니가 함께 등교하고 점차 혼자 보내는 게 바람직하다. 어머니와 떨어져서 학교 생활을 해도 자신이 걱정하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어머니의 정신상태도 점검해 문제가 있으면 함께 치료해야 한다.
아동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통한 「놀이치료」가 효과적이다. 아동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심리상태를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결여돼 있으나, 놀이로는 쉽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시에는 격리불안 외에 우울증 회피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조수철 서울대 교수·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과장>조수철>
◎일반건강관리/체온유지·영양섭취 유의/적당한 운동 저항력 키워/예방접종 여부 꼭 확인을
지루했던 겨울도 지나고 따스한 봄이 왔다. 초등학교 교정마다 갓 입학한 아동들의 싱그러운 웃음이 가득하다. 그러나 아직 날씨의 변화가 심해 낮에는 영상 10도를 웃돌 정도로 포근하다가도 해가 지면 갑자기 쌀쌀해진다. 아침 저녁의 기온차도 심하고 매우 건조한 편이다. 저항력이 약한 아동들은 이럴 때일수록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초등학교 신입생을 위한 건강관리 요령을 소개한다.
첫째, 체온을 적절히 유지한다. 이른 봄에는 기온이 일정하지 않아 낮에는 따뜻하지만 밤에는 아직 추위를 느낄 때가 많다. 기온차가 심하면 감기 폐렴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실내온도를 조절하고 의복을 잘 갖춰 입어 적절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부모는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튼튼한 체력을 갖추도록 지도해야 한다. 봄에는 아침에 늦잠을 자는 수가 많다. 잠자리가 따뜻해서 그대로 오래 눕고 싶고, 갑작스런 단체생활로 쉽게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는 귀찮더라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고 저항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셋째, 충분한 영양을 섭취한다. 초등학교 신입생은 단체생활과 입학이라는 환경의 변화로 피곤해지기 쉬우며, 에너지도 많이 소모한다. 입맛이 없어 체중이 떨어지는 수도 있다. 한창 자라는 시기인 만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넷째, 환자와는 격리시킨다. 감기 등은 공기로 전염되므로 환자와 가까이 하지않는 게 좋다. 감기 등이 유행할 때는 가능한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않도록 한다. 외출 후에는 양치질을 하거나 소금물로 입안을 깨끗이 헹궈야 한다. 또 홍역 볼거리 수두와 같은 전염병에 걸렸을 때는 다른 아이들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학교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한다. 예방접종은 볼거리 풍진 수두 일본뇌염 등 감염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초등학교 입학전에 예정표대로 접종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누락됐거나 추가할 사항이 있으면 반드시 접종토록 한다.
이밖에 어린이가 기거하는 방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말고 방안의 환기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는 신체 활동이 왕성하므로 사고가 나기 쉽다. 어린이에게 사고가능성을 수시로 주지시키고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초등학교 입학전에 종합 신체검사를 받는 것도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손근찬 단국대 의대 교수·단국대병원 소아과>손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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