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합병(M&A)이냐, 그린메일이냐』 신동방그룹이 최근 미도파 주식 13.66%를 매집, M&A전의 수면위로 등장하면서 신동방의 진짜 속셈과 미도파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방측은 미도파 주식매집 배경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단순한 투자목적』이라면서도 『M&A나 그린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여운을 남겼다.그린메일은 기업사냥꾼들이 상장기업 주식을 대량매집한뒤 M&A를 포기하는 대가로 휠씬 높은 가격에 주식을 되사도록 협박하는 행위를 말한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동안 「얼굴」을 숨겨온 신동방이 전면에 나선 것은 M&A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며, 단순히 돈을 목적으로 하는 그린메일이 목적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계순위 34위의 대농그룹을 온통 뒤흔들어놓고 돈만 챙겨 떠난다면 신동방이 입는 이미지의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용유와 식품 등을 주력으로 하는 신동방이 유통망 확보를 위해 외국계의 투기성자금과 결탁, 미도파 삼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신동방측은 『미도파가 요청해올 경우 현경영진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밝혀 이들의 진짜 목적은 M&A를 가장한 그린메일일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미도파 지분 12.63%를 보유한 성원그룹도 『유리한 가격을 제시하는 측에 지분을 넘기겠다』고 밝혀 미도파 경영권 분쟁은 희대의 그린메일 작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대농그룹(회장 박영일)은 경영권 사수에 자신감을 표시하며 『지분율경쟁에 휘말리기보다는 경영내실화에 매진하겠다』는 차분한 입장을 보였다.
박상철 대농그룹 종합조종실 상무는 『올해초 동방페레그린의 상임고문인 폴피비씨와 이상열 미도파 부회장간에 몇차례 접촉이 있었으나 너무 높은 가격에 지분인수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힌뒤 『신동방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조만간 다시 협상제의를 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박상무는 『평생 상도의에 어긋남없이 회사를 키워온 경영주의 기업에 대한 의지가 워낙 결연해 결코 경영권 위기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남대희·장학만 기자>남대희·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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