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대유행 2,000만명 사망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흔한 병은 감기와 인플루엔자(유행성독감) 등 상기도감염병일 것이다. 인플루엔자만 하더라도 누구나 일생을 통해 몇 차례씩 앓는 게 보통이다. 인플루엔자는 무서운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는 사망률이 그리 높은 병이 아니다. 그러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이를 잘 일으키고 쉽게 감염되는 특성이 있어 노동손실을 가장 많이 가져오는 병이다. 몸이 아파서 결석이나 결근을 하는 경우 가장 많은 원인이 바로 인플루엔자이다.
많은 의학자들이 머지않아 세계적인 인플루엔자의 대유행이 있을 것이라고 예견하며 대비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20세기들어 몇차례 있었던 인플루엔자의 대유행이 다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어쩌면 1918∼19년에 전세계를 휩쓸면서 2,000만명이상의 사망자를 냈던 것보다 더 무서운 유행이 닥칠지도 모른다고 염려하는 의학자도 있다.
인류역사에서 인플루엔자의 정확한 기원과 역할을 밝히기는 대단히 어렵다. 열 근육통 관절통 기침 등 인플루엔자의 흔한 증상들은 다른 많은 병에서도 생기기 때문에, 증상에 관한 기록만 보고 인플루엔자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인플루엔자의 존재를 짐작케 하는 증상들은 동서양의 고대의학서적에서도 발견되지만, 의학사가들은 대체로 16세기의 대유행을 의학적·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사례로 여기고 있다.<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황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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