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대표/결코 뒷전으로 물러나지 않고 적극적인 역할5일 상오 신한국당 대표위원실에서 만난 이홍구 대표는 『결코 뒷전으로 물러나 있을 생각은 없다』면서 「퇴임이후」의 거취와 관련, 결심을 굳혔음을 분명히 했다.
―이수성 전 총리의 당 입성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느낌입니다.
『이총리는 그야말로 당대 인물중 한사람입니다. 대선구도를 떠나 어려운 국면에서 힘을 보태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큰 도움이 될겁니다. 이총리가 이처럼 빨리 내려온 것은 좀 의외입니다만 저로서는 적극 환영합니다』
―당무회의에서 「앞으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는데.
『모두들 「저사람 대표 그만두면 뭘 할까」 궁금해 할 것 같아서 대표직에서 물러 나더라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겠다는 뜻을 완곡하게 말씀드린 겁니다. 좀더 확실히 얘기하자면 결코 뒷전으로 물러나 있을 생각은 없습니다』
―앞으로의 정치적 설계가 있다면.
『나의 특성과 강점을 살려 문제제기를 할겁니다. 무엇보다 한국정당이 갖고 있는 한계성을 극복하는 문제부터가 중요합니다. 방향감각을 잃고 있는 정치를 바로 잡자는 거지요. 한국정치의 단점으로 명분에만 집착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명분이 너무 없지 않느냐는 얘기들을 많이합니다. 정치가 너무 실리위주로 치우치고 있습니다. 누구편인가, 누구와 더 가까우냐는 식 만으로 과연 4∼5년후의 우리나라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우리가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를 더이상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앞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목표의 이념성과 명분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각자의 향방을 생각하는 계기를 반드시 만들어 나갈겁니다』
―개인사무실도 물색 중이라던데.
『친구 후배 제자들 만나서 앉아 있을 장소는 있어야겠지요. 나는 지금 매우 편안하고 자유스럽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워낙 어렵고 긴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물러나 있어도 유유자적하긴 힘들겁니다』
―당내 역학구도가 복잡다기한 것 아닙니까.
『우리당은 지금 기로에 서 있습니다. 구심력보다는 원심력 작용이 너무 많습니다. 흩어지지 않고 모이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봐야겠지요』<정진석 기자>정진석>
◎이수성 전 총리/대선후보 출마 전혀 생각안해/심부름 하겠다
5일 상오 7시 삼청동 총리공관 접견실에서 대님을 매지않은 한복 차림에 뒤축이 다닳은 흰 고무신을 신은 이수성 전 총리와 마주 앉았다. 『수염도 안깎고, 마고자도 두루마기도 안입었지만 그냥 편하게 이야기하자』고 말문을 열었다.
―신한국당 상임고문 임명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하던데요.
『결례된 표현인지 모르나 얼마전 총리직 사의를 표명했을 때, 대통령이 무척 외로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위로의 말로, 2∼3개월 쉰 뒤 혹시 필요하다면 선대위의장을 맡을 용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빨리 결정될 줄 몰랐어요. 아마 발표하고 나면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 것같습니다』
―대선후보에 나설 생각입니까.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능력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김대통령이 대선후보에 나서라고 한다면요.
『대통령은 이미 경선에 간여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또 후보로 나서라고 말할 분도 아닙니다』
―결국 대선후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는 2차적 문제입니다. 어떻게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느냐가 중요하지요』
―대표기용설도 나돌고 있는데요.
『(대표선출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은 뒤) 미지의 세계입니다. 가능하면 눈에 안 띄게 살고 싶습니다』
―상임고문으로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지요.
『당을 위해서 무엇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어색합니다. 당인이 됐다는 사실이 생소합니다. 당문제에 대해 아무 것도 아는게 없으면서 이러니 저러니 말하는 것은 옳지않습니다. 다만 국민을 위해 정치가 존재하지, 정치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당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언질을 받았습니까.
『아무 당부말씀이 없었습니다. 나 자신 심부름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지요』
이총리는 『오늘은 당과 관련한 이야기는 하지말자』면서 공관 바로앞 설렁탕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설렁탕집에 들어서자 동네사람들이 박수로 맞이했다. 그는 총리로서의 마지막날과 정치인으로서의 첫날을 이렇게 시작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이한동 고문/차기 당 대표직 불출마와 연계 아무 근거없어
신한국당 이한동 상임고문은 5일 『당대표직과 대선출마를 연관시키는 시각은 아무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력한 차기대표로 거론돼온 이고문은 이날 상오 조선호텔에서 열린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초청 특강에서 차기대표와 경선불출마 연계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밝히고 『상식과 순리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그의 한 측근은 『이고문이 대표직을 맡아야 한다는 대세론과 자연스런 대선출마의 당위성을 순리와 상식이라는 추상적 어법으로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경선출마를 고수하면서 대표직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는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기교를 부린 적이 없다』며 여운을 남겼다. 일단 대표직을 맡아도 프리미엄을 갖지 않도록 공정하게 처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만약 김영삼 대통령이 당대표직 수락을 요청하면, 경선출마를 포기하고 맡을 것입니까.
『당대표직과 대선문제를 연관시키는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근거없이 떠돌아다니는 말에 불과한 것입니다. 언급할 자료도 경험한 것도 없기때문에 구체적 답변을 할 수 없습니다. 상식과 순리를 존중하는 평소 소신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 문제도 이같은 소신에 따라 결론이 날 것입니다. 과거에도 여러 당직과 정부직을 맡아 몸을 던져 소임을 다했으며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기교를 부리거나 옆으로 비켜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상식과 순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요.
『원론적 얘기입니다. 당대표 문제는 아는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청와대에서 대표직을 제의받았습니까.
『글쎄, 거기 가서 알아보시지…』
―최근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사과했다고 봅니다. 국가원수와 행정부 수반으로 그같이 사과한 것은 보통 결단이 아닙니다』
―최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내각제개헌론」을 주장했는데요.
『통일전까지는 위기관리측면에서 대통령중심제가 낫다고 봅니다. 당은 개헌불가 입장이지만 개인적 입장에서는 대통령중임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합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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