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삼각지대에 떨어진 트럭/한남대교 난간 부수고 추락사고

◎용산·서초·강남서 관할경계지점/“누가 맡느냐” 유권해석싸고 소동5일 상오 한남대교 남단 한강둔치에서는 다리 난간을 부수고 추락한 트럭의 사고조사 관할권을 둘러싸고 경찰서간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신경전의 발단은 상오 8시40분께 신사동 방향으로 가던 서울06나8203호 15톤 트럭(운전자 서정오·38)이 다리 난간을 들이받고 15m아래 한강둔치로 추락하면서 시작됐다. 추락한 트럭은 한번 튕긴 뒤 차체 뒷부분 3분의 2가 강물에 잠기고 앞바퀴가 둔치에 살짝 걸친 채 멈췄다.

서초―강남―용산서 순으로 경찰관이 현장에 속속 도착했다. 트럭이 공교롭게도 3개 경찰서 관할구역 경계지점에서 사고를 내는 바람에 서울경찰청이 모두 출동하도록 한 것이다. 한남대교와 한강수상 관할권은 용산서, 트럭이 추락한 한남대교 서쪽편 둔치는 서초서, 한남대교 동쪽편 둔치는 강남서 관할이다. 사고지점이 관할 구역이 아닌 것을 현장에 와서야 확인한 강남서는 빠졌지만 용산·서초서는 즉석 구수회의에도 불구, 금세 결론내리지 못했다. 결국 서울경찰청에 유권해석을 의뢰, 『최초 사고지점이 한남대교 위이고, 트럭 3분의 2가량이 강물에 잠긴 만큼 용산서가 사고처리 및 조사를 맡아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용산서 관계자는 『평소 한강물에 발만 담그고 사망한 변사자 처리도 우리가 했는데 트럭마저 속 썩이네』라며 입맛을 다셨다.<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