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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철학책 출판 메카/서광사 김신혁 대표(책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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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철학책 출판 메카/서광사 김신혁 대표(책동네)

입력
1997.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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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공부하다 출판업 투신/22년간 철학책만 외길/지금까지 총 321종 내/청소년 위한 안내서 계획도「철학책만 321종」. 서광사 김신혁(54) 대표의 외길을 상징하는 숫자이다. 그는 75년 4월 출판사를 시작한 이래 22년 동안 철학서적만 고집하고 있다. 『신학생시절 관심이 있었고 남들이 안하는 분야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철학서적 출판이었는데 어느덧 22년이 됐습니다』

가톨릭대 신학부를 나온 그는 신부의 길이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느껴져 잡지사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였다. 그 뒤 인쇄업 등에 종사하다 75년 출판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외국원서를 리프린트, 학계에 소개하다 2년후 첫 책을 냈다. 서울대 황경식 교수가 번역한 존 롤스의 「사회정의론」은 서광사의 첫 결실. 고전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철학서로는 드물게 지금까지 1만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다. 그동안 리프린트한 철학원서만 900여종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300종째를 기록한 김용정 한국불교발전연구원장의 「칸트철학:자연과 자유의 통일로」를 비롯, 32종을 냈다. 초판은 보통 1,500부를 찍는데 서광사의 이미지에 힘입어 이해하기 힘든 책일수록 잘팔리는 편이다. 「사랑과 지혜가 담긴 동화시리즈」 「철학박사학위논문시리즈」 「종교학총서」 「서광철학강의시리즈」 등은 김씨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책들이다.

서광사 책의 판매량은 종당 연평균 400부수준. 300여종으로 계산하면 지난해 12만부정도 팔린 셈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6억여원. 서광사는 아직 빚을 져본적도 없고 결재를 미룬적이 없는 신용을 자랑하는데 학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93년 한국일보사가 제정한 제34회 한국출판문화상 제작상을 받았다.

필생의 작업으로 추진 중인 「희랍고전철학시리즈」의 첫째권도 다음달에 나온다. 이 책은 플라톤의 「국가」로 83년 성균관대 철학과 박종현 교수와 원전주석 및 번역계약을 한지 14년만에 결실을 본 700여쪽의 대작이다. 지금도 번역중인 책이 200여종 된다. 그는 「100달러 아니면 제로」를 주장할 정도로 로열티지급에도 엄격하다. 로열티를 한푼도 주지않은 책도 20여종이나 된다. 한국어로 번역돼 소개되는 것을 영광으로 알라는 의미다.

그는 『생전에 1,000종 출판은 어렵겠지만 꾸준히 책을 내 믿을만한 출판사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어린이나 청소년을 철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가벼운 책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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