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다차종전략 뚜렷/디자인은 복고풍 회귀「시간과 함께 움직이는 자동차」를 모토로 내건 제67회 제네바 모터쇼가 4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6일까지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에서 열린다. 제네바 모터쇼는 자동차산업이 없는 스위스의 중립적인 성격상 모터쇼중 가장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럽 최대·최고의 모터쇼.
이번 모터쇼에서는 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처럼 레크리에이션 차량(RV)의 강세가 다시한번 재현됐다. 쿠페 컨버터블 SUV(Sports Utility Vehicle) 등 자동차 틈새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고, 세단형을 베이스로 한 왜건형이 출품작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업체에서는 현대 기아 대우 쌍용이 16개 차종에서 모두 35대의 차량을 출품, 유럽자동차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한국자동차업계의 저력을 과시했다. 현대는 이번 모터쇼를 통해 처음으로 국내·해외 동시 신차발표를 가진 미니밴 스타렉스(수출명 「H1」)를 비롯, 티뷰론 튜닝카, 뉴엑센트 등을 출품했고 대우는 아카디아 후속모델인 A-100과 컨셉트카 쉬라츠, 라노스 까브리올레를 소개했다. 기아자동차는 세피아 세단 및 해치백과 스포츠카 엘란, 크레도스(수출명 「클라루스」) 등을, 쌍용은 지프형 승용차 무쏘와 코란도를 전시했다.
이번 모터쇼는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RV 외에도 몇가지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차종 차별화 전략을 펴왔던 세계 자동차업계가 전방위 무차별 경쟁전략을 앞세워 차종을 다양화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고급차의 상징인 벤츠는 초소형 「스마트 카」와 소형 「A―클래스」, 다목적 차량인 「M―클래스」 「비아노」 등을 내세워 「비고급차」시장을 공략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폴크스바겐도 대형 「파사트 V―8」과 초소형 「세아트 아로사」로 취약부문을 보강했다. 벤츠의 A―클래스는 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컨셉트 카로 소개된 뒤 이번에 양산된 소형차로, 안정성과 공간활용성은 C―클래스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벤츠측은 밝혔다.
또하나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 업체의 신차 개발 트렌드가 점점 복고풍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80년대부터 계속된 라운드형의 스타일링 대신 각진 에지(Edgy)스타일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시장처럼 보수적 소비성향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구매패턴을 이끌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밖에 폴크스바겐의 「뉴 비틀」, 포르쉐의 「복스터」, 벤츠의 SLK 신모델처럼 과거에 히트했던 디자인 컨셉트를 재생해 새롭게 개발한 차들도 관심을 모았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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