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피의자 “방치”/발부까지 2시간여 “자유의 몸”

◎법원 유치결정 검찰서 거부로구속영장실질심사제를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힘겨루기로 인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가 2시간30분여간 방치되는 사태가 빚어졌다.<관련기사 37면>

서울지법 홍중표 판사는 5일 상오 11시 공문서위조혐의 등으로 서울지검 외사부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영중(43·S해운 부장)씨를 불러 심문한 뒤 영장발부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서울구치소에 유치토록 했다. 그러나 검찰은 『법원의 유치결정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법원은 이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휴게실에 대기시켰으나 법원직원들이 점심시간에 자리를 떠 이씨는 검찰청에 맡겨둔 운전면허증을 찾은 뒤 법원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홍판사는 하오 1시30분께 구속영장을 발부, 집행했다. 당시 이씨는 법원 휴게실에 있었다.

검찰은 『법적으로 구인영장 집행은 피의자를 법원에 인치하면 종료된다』며 『구치소로 인치하는 것은 불법구금에 해당돼 집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홍판사는 이에 대해 『피의자를 구치소에 유치할 수 있다고 규정한 대법원의 예규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홍판사는 또 『검찰직원이 이씨를 계속 보호했기 때문에 피의자를 방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직원이 이씨를 법원에 인계한 뒤 청사로 돌아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