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Washington Post 3월4일자서울 중심가의 카페에서 만난 한 여성은 통일에 따르는 혼란과 엄청난 비용에 몸서리를 치면서 『한국은 퍽 살기 좋은 곳이다. 나는 혼란을 원치 않는다. 이대로가 좋다』고 말했다. 2차대전 이후 이념과 철조망으로 갈라진 한반도의 통일은 한국정부의 공식목표이다. 그러나 제1세계의 풍족한 생활에 익숙한 많은 한국인들에게 제3세계의 동포들과 재결합한다는 것은 현실로서가 아니라 단순한 하나의 소망으로 매력이 있을 뿐이다.
이와 관련, 한국의 한 관리는 『통일에 따르는 희생을 감수하도록 국민의 뜻을 한데 모으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통일원대변인도 『대다수 국민이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데는 공감하지만 언제 어떻게 통일되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로데오거리에는 오렌지족들이 스포츠카를 몰고와 비싼 나이트클럽을 들락거리고 외국의 고급의류들이 몇천달러에 팔린다. 여기서 30마일 떨어진 북한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병원과 가정은 난방이 안되고 공장은 문을 닫고 있다. 이러한 엄청난 차이가 한국인들을 가장 겁먹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한국문제 전문가인 니콜라스 에버스타트씨는 『한국의 통일이 독일의 경우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며 『전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가족중 누군가를 잃었기 때문에 상대방을 용서하고 화해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부의 관리들은 통일 이후에도 북한의 빈곤이 어느 정도 개선될 때까지 일종의 분단상태가 계속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북한이 스스로 개방, 남한과 대등한 수준에 이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통일에 대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이로 인한 부담을 후손에게 떠넘기기 보다는 자신들이 직접 감당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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