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원 출신 전성시대… 금융개혁 등 가속도 예고새 경제팀은 안정과 개혁의 색채가 짙은 실무통으로 짜여졌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직전 한승수 부총리―이석채 경제수석 팀이 정치적 색채가 강했다면 이번엔 경제원리에 충실한 안정론이 기조가 될 전망이다.
경제팀의 쌍두마차격인 강경식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개혁성향의 대표적인 안정론자다. 강부총리는 79년 박정희 대통령시절 「4·17경기안정화조치」의 실무주역으로 고도성장과정에서 생성된 거품을 제거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4·17조치」는 박대통령의 상징인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도 칼질을 시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수석은 89년 당시 조순 경제부총리의 최측근(차관보)으로 경제안정화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강부총리와 김수석은 금융실명제를 추진했지만 정치권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한 공통점도 갖고 있다. 강부총리는 5공 재무부장관때, 김수석은 6공 기획원차관보때 각각 금융실명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모두 좌절의 쓴 맛을 보았다. 새 경제팀이 문민정부에서 시행된 금융실명제를 어떻게 보완할지 관심인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번 개각에서 재경원(예전의 기획원과 재무부) 출신이 대거 경제부처 장관에 기용됨으로써 「재경원 전성시대」 「팍스 재경원」임을 재확인했다. 그중에서도 기획원출신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학맥에서는 서울대법대출신이 압도하고 있다.
경제팀의 두 축인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을 비롯해 이환균 임창렬 전 재경원차관과 전윤철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건교·통산부 장관 및 공정거래위원장(장관급)으로 입각했다. 여기에 강봉균 정통 강현욱 환경 진념 노동부장관까지 포함하면 장관급이상 재경원출신은 모두 8명에 이른다. 또 차관급에서도 이영탁 교육 강만수 통산 이기호 복지 장승우 해양수산부차관과 이강우 공정위부위원장 김영섭 관세청장 등 6명이 포진해있다.
이와 함께 「강경식 사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부총리가 74∼76년 기획원기획국장시절 수석과장인 기획관을 김재익 전 청와대경제수석이, 종합기획과장은 진노동장관, 자금과장은 강환경장관이 각각 맡았다. 또 투자1과장은 이형구 전 노동부장관, 총괄계장은 강정통부장관이었고 이기호 복지부차관이 사무관으로 함께 일했다. 또 강신임부총리가 기획차관보였을때 전윤철 신임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거래법 개정을 위한 실무팀장으로 함께 했고, 재무부장관시절에는 현재 재경원의 윤증현 금융정책실장이 비서실장으로 보좌했다.
새 경제팀은 경제정책추진에 있어 인위적인 부양책 없이 과감한 규제철폐와 경쟁체제 구축을 위한 다양한 정책 등을 일사불란하게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팀의 두 축이 기획원출신이어서 금융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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