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관성 ‘공염불’ 그쳐경제부총리는 문민정부출범후 모두 5명이 기용됐다. 이번에 교체될 한승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을 포함하면 6명째가 된다. 평균 재임기간은 9.6개월. 역대정권중 국무총리와 마찬가지로 재임기간이 가장 짧다. 3공 때가 21.6개월로 가장 길었고, 5·6공 때도 15개월안팎이었다. 김영삼 대통령이 「인사가 만사」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과거 어느 정권보다 사람을 자주 갈아치운 셈이다. 경제부총리를 정점으로 하는 경제팀이 바뀌면 경제정책기조도 수정된다.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의 성향 및 발탁배경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힘이 집중되곤 해 잡음을 내기도 했다. 때문에 소위 「신경제」의 3대 골간인 경제정책의 일관성, 투명성, 예측가능성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첫번째 경제팀인 이경식 부총리와 박재윤 경제수석 체제에선 초기 박수석이 경제정책을 주도했다. 당시 청와대 주도로 각 부문 개혁작업이 진행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박수석은 30대 재벌 총수를 직접 만나고, 신경제 100일 계획을 입안했다. 금융실명제 실시(93년 8월)후에는 박수석이 실무능력에 다소 한계를 드러내면서 이부총리와 홍재형 재무부장관 등 내각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이부총리는 그러나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쌀개방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두번째 「정재석―박재윤」팀은 경제가 호전되기 시작했고 큰 이슈도 없어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규제완화 민자유치 등 1기팀의 정책을 계승하는 수준이었으며, 정부총리는 건강문제로 도중 하차했다.
「홍재형―한이헌」팀은 한수석이 92년부터 김대통령 진영에 합류, PK실세였던 까닭에 최장수(14개월)를 누리며 비교적 뚜렷한 팀컬러를 드러냈다. 당시 반도체호황 등에 힘입어 「고원경기」라는 신조어가 나돌만큼 경제가 좋아 안정책을 쓰면서 부동산실명제 정부기구통폐합 등을 이끌어냈다. 한수석과 이석채 재경원차관의 팀워크가 돋보였다. 재경원 인사권을 놓고 「6(한):3(이):1(홍)」이라는 말이 나돌만큼 홍부총리는 가급적 마찰을 피하려 했다.
「나웅배―구본영」체제의 4기 경제팀은 4·11총선을 위해 급조됐다. 전임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이 모두 출마했다.
대통령비서실장 출신의 한승수 부총리와 강성이미지의 이석채 수석이 만난 5기경제팀은 금융개혁 등을 놓고 잡음을 내기도 했으나 「경쟁력 10%이상 높이기」 등 경제활력회복방안을 추진하다 「한보사태」격랑에 조기 좌초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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