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바탕 대기업 명퇴자들 새 삶 찾기/“도전기회 많다” 20대 대졸자도 몰려대학을 갓 졸업한 20대와 40, 50대 명예퇴직자들이 소기업을 찾고 있다. 전국소기업연합(소기련·공동대표 이은구)이 3, 4일 이틀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에서 개최한 「기업 한마당―우리 다 함께」행사. 소기련 창립행사와 함께 진행된 사원채용박람회에는 규모는 작지만 미래가 있는 소기업에서 근무하려는 대졸자, 대기업에서 터득한 경험을 적용해 보려는 명퇴자 등 1천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S그룹 무역부문 임원으로 일하다 5년전 명예퇴직한 김모(55)씨는 중견기업에 취직했지만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제 소기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씨는 『대기업에서 익힌 노하우를 전달하려 해도 중견기업 임원진이 받아들이지 않아 마찰이 계속됐다』며 『머리를 빌릴 생각은 안하고 자금난을 들먹이며 자본투자만을 요구, 회사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명퇴자들이 소기업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신문광고를 보고 일자리를 구하러 왔다는 최모(57)씨는 『20년 넘게 직장생활만 하다 갑자기 사업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소기업에라도 들어가려 하는데 고졸자나 특정 기술보유자만 찾아 마땅한 자리를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D산업 강모(42) 부장은 『중소기업에서는 명퇴자가 구직신청을 한다 해도 이들이 원하는 만큼 대우를 해 줄 수 없어 받아들일 형편이 못된다』며 『명퇴자를 고용해 보았으나 의사결정과정에서 마찰이 잦고 기업 규모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생기는 갈등도 많다』고 말했다.
명예퇴직 바람은 20대 대졸자의 취업경향까지 바꾸고 있다. 소기련 대표 이씨는 『명퇴바람이 거세자 도전의 기회가 많은 소기업에 취업하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젊은이들의 열정과 도전의식을 소화하기 위해 조만간 소기업취업대학생협의회를 발족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일근 기자>박일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