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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해주길”/이 전 총리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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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해주길”/이 전 총리 일문일답

입력
1997.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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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한 사람 돕는 정책 펴고 싶었다이수성 전 총리는 4일 평소와 다름없이 상오 8시10분 정부청사로 출근했다. 이 전총리는 8시30분 국무회의를 주재, 『1년3개월 가까이 저를 도와주신 국무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여러분과 함께 국정을 논의하고 고민했던 일들을 생의 소중한 기억이자 영예로 길이 간직하겠다』고 작별인사를 했다.

이 전총리는 상오 10시 국립묘지와 효창공원내 김구 선생묘역을 참배했다. 이 전총리는 김구 선생 등의 영정이 안치되어 있는 의열사에서 『우리민족과 대한민국에서 가장 귀하신 선열들께서 이나라를 길이 길이 지켜주십시오』라고 비망록에 썼다.

이 전총리는 참배에 앞서 퇴임의 심경을 밝혔다.

―퇴임총리마다 별칭이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불려지기를 원하는가.

『굳이 불러준다면 「서민총리」였으면 좋겠다. 욕심을 낸다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해 주길 바란다』

―재임중 가장 주력했던 분야는.

『주력했다기보다는 하고 싶었던 일들이다. 불우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고 싶었다. 그 다음이 치안문제였다』

―가장 어려웠던 일은.

『모든 일이 어려웠다. 지난 여름 물난리만해도 예방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것은.

『총리로서 무엇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국민에게 기여한 바가 적고 대통령을 모시는데 부족했다』

―퇴임후 계획은.

『잠부터 실컷 자고 싶다. 건강을 돌보지 못해 건강진단을 받고 간단한 수술도 받을 것이다. 아내의 희망대로 홀가분하게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

이 전총리는 또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짤막한 일문일답을 나누었다.

―신한국당에서 상임고문임명을 발표했는데.

『참배를 위해 차를 타고오는 도중에 발표사실을 총리실직원에게 들었다』

―고문임명 사실을 몰랐다는 것인가.

『몇달 쉰뒤 필요하다면 뭐든지 도와줄 수 있다고 대통령에게 말씀드린 적이 있다』

-사전에 통고가 없었는가.

『…(퇴임하고 쉬겠다는)앞서 한 말이 거짓말이 되는데』

(한편 송태호 총리비서실장 등 총리실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이 전총리의 신한국당 상임고문 임명사실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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