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 범행자백 기사화 논란미국의 한 지방 일간지가 컴퓨터 해킹으로 빼낸 정보를 기사화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텍사스주에 소재한 댈러스 모닝 뉴스지는 지난달 28일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탄 테러사건의 피의자로 재판을 받고 있는 티모시 맥베이가 진범임을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신들이 맥베이 변호팀의 메모를 입수해 이같이 특종 보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국망인 인터넷 신문에도 게재된 이 기사는 95년 4월 16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의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맥베이의 변호인측이 보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파문은 엉뚱한 곳으로 번졌다. 스티븐 존스 변호사는 3일 기사 유출 경위를 자체 조사한 결과 댈러스 모닝 뉴스지의 피트 슬로버 기자가 자신의 컴퓨터에 침입, 재판 관련 자료가 든 파일을 빼내간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문사측은 맥베이 본인이나 담당 판사, 변호사가 그 내용의 공개를 허용한 일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범죄행위는 어떤 방법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연방당국에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슬로버기자가 갖고 있는 변호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스 변호사에 따르면 슬로버기자는 맥베이와 공범인 테리 니콜슨에 관한 자료와 재판기록, 연방수사국(FBI) 및 경찰의 대외비 기록 등 약 2만5,000점의 서류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문사측은 「통상적인 뉴스수집 절차」를 통해 기사화했을뿐 어떤 범법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즉각 부인했다. 그러나 문제가 됐던 입수메모를 인용한 기사는 더이상 게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변호인측은 보도가 재판에 미칠 영향을 고려, 90일간의 「냉각기간」을 가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절도냐 취재냐에 대한 논쟁은 법정 밖에서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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