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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억제 단기처방 절실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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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억제 단기처방 절실하다(사설)

입력
1997.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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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사태와 한보파문으로 한동안 가려졌던 우리 경제의 위기적 상황이 한층 악화한 모습으로 그 실상을 드러내놓고 있다. 추락하는 성장률과 치솟는 실업률,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외채가 무정부 상태처럼 방치되고 있는 경제의 위기적 상황을 다시 한번 경고해 주고 있다. 새 내각의 출범에 때를 맞추어 주요 경제지표의 올해 실적치가 일제히 악화한 모습을 보인 것은 새롭게 진용을 정비한 정부의 국정방향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불길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물가동향과 대량실업의 불안, 금융경색과 연쇄적인 부도사태, 꺼질 줄 모르는 사치 향락과 과소비에 따른 수입폭증, 투자위축과 저축불안, 수출부진 등등 어느 것 하나 다급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적자확대와 외채문제는 가장 예민하고 위태로운 당면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총외채가 이미 1,000억달러를 넘어선 상태에서 한해 250억달러 가까이씩 빚을 쌓아 나간다면 몇년안에 2,0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는 장담을 하기 어렵다. 지난해 경상적자가 237억달러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5%에 육박했고 올해도 그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2년2개월에 걸쳐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서 2개월동안에만 55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니 적자개선을 기대할 만한 근거는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외채를 잘못 다루면 국가파산을 불러올수도 있다. 멕시코 사태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수입은 폭증하고 수출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구조를 갖고 지금처럼 외채문제를 방심한다면 우리라고 다른 길이 있을 수 없다. 멕시코와 우리를 비교해 보면 국민총생산이 멕시코는 3,644억달러 우리는 4,850억달러, 총외채는 1,283억달러와 1,030억달러, 경상적자는 294억달러와 237억달러로 우리가 별로 나을 것도 없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나빠져서 외채문제가 생긴 것이니까 결국 경제를 회복시켜야 외채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식의 안이한 생각은 금물이다. 물론 경제가 회복되고 수출이 살아나야 외채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식의 대응은 시간이 필요하며 지금 외채문제는 다급하다.

지금은 단기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 지난해 총수입증가율이 11.3%, 소비재수입증가율이 23.7%인데 모피와 화장품 위스키 고급승용차 등 사치성소비재의 수입증가율은 48.8%나 되고 석유류수입증가율이 31.6%에 달한다는 것은 적자축소를 위한 단기대응책을 포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나치게 현란한 네온사인을 조금 줄여도 에너지 수입을 감소시킬 수 있고 버리는 음식을 약간 줄여도 농산물 수입을 더 늘리지 않을 수 있다. 먹고 놀고 쓰자는 풍조만 자제해도 적자는 크게 줄일 수 있다.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대책이 없다며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 경쟁력회복과 수출진흥 등 구조적인 문제는 그것대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효과가 빠른 단기대응책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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