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방 지분 13% 신고… 외국인 등 포함땐 37%/대농그룹은 32% 불과… 경영권 향방 ‘관심’신동방과 관계사인 고려산업이 4일 미도파 주식 13.66%를 매집했다고 증권거래소에 공시, 그동안 「얼굴」을 숨겨온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세력이 실체를 드러냈다.
신동방은 3일 미도파주식 70만4,080주(4.76%)를 281억원(주당 평균가격 3만9,900원)에 매입했다고 이날 증권감독원에 신고했다. 고려산업도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11차례에 걸쳐 미도파 주식 131만7,480주(8.9%)를 395억2,500만원(주당 평균가격 3만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부산소재 배합사료업체인 고려산업은 신동방그룹 신명수 회장의 동생인 신성수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자본금 143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양사는 모두 주식매입 배경에 대해 『투자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단순한 투자치고는 규모가 너무 큰데다 이미 미도파 주가가 4만원대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해말부터 약 3개월간 계속돼온 미도파 M&A전이 신동방측의 주식매집으로 공개적이고 전면적인 경영권 공방전으로 비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계열사인 대한종합금융 대한창업투자 성원파이낸스 성원건설 등을 동원, 미도파 지분 12.63%를 취득한 성원그룹도 보유지분을 전량 신동방에 넘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외국인 지분도 현재 10.93%에 달하고 있어 이를 모두 합할 경우 신동방측이 확보할 수 있는 미도파 지분은 최대 37.22%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대농은 박용학 그룹회장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 미도파 보유지분이 32.86%에 불과한 상태다. 대농측은 M&A전이 본격화하면서 박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통해 헌대측에 「백기사」(기존 대주주의 경영권방어를 돕는 세력)로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동방의 미도파 주식매집이 결국 미도파 M&A 성사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국내 대기업간 적대적 M&A전쟁에 불을 당겼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농은 재계 순위 34위이며, 특히 박용학 그룹회장은 재벌그룹 총수들과 친분이 두텁고 재계내에서 5대 그룹 총수 못지않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로급 경영인이어서 신흥그룹인 신동방의 공격이 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국내기업 최초로 외국인투자자와 연합군을 형성, 국내 대기업을 뒤흔들어 놓았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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