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8월 서비스 도입 대중화 불당겨/2000년 세계일류 종합회사 ‘부푼 꿈’아이네트 허진호(36) 사장은 우리나라 인터넷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존재다. 우리나라에 인터넷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인 선구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94년 8월 인터넷의 황무지인 한반도에 인터넷 서비스업체(ISP)인 아이네트를 세워 우리나라 인터넷 대중화에 불을 지폈다. 현재 이용자수 80만을 넘어선 국내 인터넷의 붐은 어쨌든 허사장이 뿌린 「인터넷 씨앗」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대중화가 급속히 이뤄졌지만 인터넷은 여전히 통신 애호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21세기판 정보고속도로 입니다. 소수만이 어렵게 구해보던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 우리의 책상위에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전자우편을 이용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가 행해질 때 정보시대가 앞당겨 집니다』
허사장은 또한 최고의 인터넷 전문가로도 통한다. 업계에서는 아직도 「사장」보다는 「박사」로 더 많이 불린다. 각종 세미나 초대와 언론 인터뷰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다. 단순히 컴퓨터 공학박사로서가 아니라 1년의 절반이상을 해외로 나다니며 선진기술의 동향을 살피고 받아들이는 선각자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의 많은 부분이 그를 통해 들어와 네티즌들에게 전해지며 1년에 2번씩 인터넷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발표를 갖는다. 허사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위상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아시아 태평양 ISP협회를 4월에 발족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울대 79학번인 허사장은 계산통계학과를 선택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열린공간」 인터넷과 인연을 맺었고, 83년 과학기술원에서 「인터넷 대부」 전길남 교수와 한방생활을 하면서 인터넷의 무한세계를 경험했다.
『과친구 5명과 미국 애플사의 신화를 들으며 10년후쯤에는 우리도 그들처럼 「중원」을 평정하자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80년대 「컴퓨터메카」 세운상가에서 프로그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컴퓨터로 돈을 벌 수 있는다는 확신도 가졌습니다』
허사장은 90년 휴먼컴퓨터 기술이사로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삼보컴퓨터에 2년반동안 근무하면서 사업가로서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기획 마케팅 판매 등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정통 엔지니어에서 사업가로 변신을 준비한 것. 아이네트는 95년 20억, 96년 80억 매출에 이어 올해는 240억으로 3년만에 흑자를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0년에는 1,000억 매출을 올려 세계 최고의 인터넷종합회사로 발전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허사장은 「거품현상」의 우려속에 주춤하고 있는 인터넷의 확산을 위해 이용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폰과 같은 부가상품이 빨리 허용되야 한다며 규제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그는 오늘도 인터넷이 거품같지만 단단한 알맹이가 있는 「비누」라는 것을 보여주기위해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송강섭·전국제 기자>송강섭·전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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