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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 파헤친 WP 우드워드 기자(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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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 파헤친 WP 우드워드 기자(뉴스메이커)

입력
1997.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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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고어 필봉 공격/민주 대선자금 모금에 ‘깃털’역 폭로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54) 기자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최대 급소인 불법선거자금 문제를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하야시켰던 우드워드는 2일자 신문 1면 톱기사를 통해 앨 고어 부통령에게 「직격탄」을 퍼부었다. 고어 부통령이 지난해 선거과정에서 4,000만달러(340억원)를 모으는 등 민주당의 헌금 총책을 담당했다는 것이 이 기사의 요지다. 물론 부통령이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개입의 정도와 수법이 부적절했다는 것이 우드워드의 주장이다. 그는 자신이 만나본 전직 부통령 3명과 일부 민주당측 인사들 조차 고어의 활동이 지나쳤다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드워드의 폭로는 자칫 민주당의 「황태자」로서 부동의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는 고어의 정치생명을 끝장낼 수 있는 「폭탄 선언」으로 비쳐지고 있다. 견실한 태도와 정직성이 이제까지 고어의 트레이드 마크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고어의 강점이 「허점 투성이」인 클린턴 대통령의 결점을 「방패막이」처럼 보완, 환상의 러닝 메이트를 이뤄왔다. 우드워드는 2000년 대선을 향한 고어의 정치적 야심이 빚은 과욕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사를 본 워싱턴 관측통들은 우드워드의 진정한 타깃은 「깃털」인 고어가 아니라 「몸체」인 클린턴 대통령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가 워터게이트사건 때처럼 「딥스로트(deep throat)」를 통해 권력 은밀한 곳의 정보를 속속 받아내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의 부국장 겸 정치 전문기자로 현장을 누벼온 그에게 고급 정보원이 없을리 만무하다는 생각에서다. 우드워드는 이를 의식, 각종 관련 기록 검토와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기사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드워드는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선 후에만 「의제(agenda)」 「선택(choice)」 등을 차례로 펴내 백악관 내부를 깊숙이 조명한 바 있다. 이제 워싱턴 정가는 그의 필봉을 다시 한번 주시하고 있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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