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몰린 베리샤 정권 강경선회로 혼미 거듭알바니아 정국이 살리 베리샤정권의 비상사태 선포와 지방도시로의 시위확산으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6주전 피라미드식 금융사기사건으로 촉발된 시민의 반정시위 사태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내란 위기로 치닫고 있다. 시민은 1일 경찰서와 군부대를 습격, 약탈한 무기로 정부군과 무력대결도 불사하고 있다.
시위대가 도시전체를 장악한 블로러시 외에도 기로카스터 등 남부지역에서 교전이 시작됐다. 지난 주말 소요에서만 14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했지만 인적 피해는 군이 시위진압에 본격 투입되면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1일 알렉산데르 멕시 총리내각이 사퇴를 발표, 시위세력을 진정시키려했던 베리샤정권은 돌연 강경일변도로 돌아섰다. 반정부 시위를 「테러분자들의 반란」으로 규정,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압하겠다는 극단적 의지를 천명했다. 3일 무장시민세력에 대한 최후통첩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군이 투입돼 유혈사태가 확대될 경우 이는 곧 베리샤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의 조직적 저항이 이미 통제 불능상황에 이른데다 시위를 주도해 온 야당연합인 민주포럼이 베리샤정권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베리샤가 야당의 주장을 수용, 과도내각을 구성한 뒤 조기총선에 나설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민심이반이 뚜렷한 상황에서 총선에 들어갈 경우 패배할 게 확실한 그가 이를 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욱이 파토스 루보냐, 쿠르트 콜라, 다우트 구메니 등 「3총사」가 집단지도체제로 이끄는 민주포럼은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고강도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92년 집권이후 최악의 정권위기에 몰린 베리샤로선 최후의 군동원 카드에 시민이 겁을 먹고 물러서주길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