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멕시코 마약단속 ‘백년하청’/총책임자가 마약조직 비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멕시코 마약단속 ‘백년하청’/총책임자가 마약조직 비호

입력
1997.03.03 00:00
0 0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멕시코의 마약단속 총책임자가 마약조직의 하수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취임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강력하게 추진해 온 에르네스토 세디요 대통령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또 이 사건으로 멕시코와 미국의 마약퇴치 공동전선에 균열까지 생기고 있다.

멕시코 사법당국은 최근 마약단속업무를 총책임지고 있는 국립 마약퇴치연구소(INCD)의 헤수스 구티에레스 레볼로 소장을 체포했다. 현역 군장성인 구티에레스는 93년 이래 멕시코 최대 마약밀매조직인 후아레스 카르텔로부터 지속적으로 돈을 받고 이들을 비호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티에레스는 군부에서 보기 드물게 성실하고 결단력 있는 인물로 인기가 높아 세디요 대통령이 올해초 INCD소장으로 전격 발탁했던 터라 멕시코 국민에게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조사결과 구티에레스가 살고있는 초호화아파트는 후아레스 카르텔의 두목 아마도 카리요 푸엔테스가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그와 보좌관 2명이 돈을 받고 후아레스 카르텔을 보호해 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통화내용도 도청을 통해 확보됐다. 1월 경찰이 카리요의 여동생 결혼식장을 급습했을 당시 카리요가 여유있게 도망갈 수 있었던 것도 구티에레스의 제보때문이었다. 구티에레스는 마약조직의 본거지인 과달라하라지역 군사령관으로 재임하던 때부터 마약조직과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또 멕시코와 미국간의 불협화음을 표면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코카인의 75%가 멕시코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미국은 엄청난 돈과 인력을 멕시코의 마약단속업무에 지원해왔다. 이번 사건 여파로 미국은 한때 멕시코를 「마약단속 협력국가」에서 제외, 지원을 중단할 것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다. 지난달 28일 멕시코를 「협력국가」에 포함시켜 주기는 했지만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이날 『멕시코의 마약퇴치기관에는 부정부패가 뿌리깊이 박혀있으며 이를 제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직격탄을 퍼부었다.

특히 미국은 언론보도 이후에야 이 사건을 알게됐을 정도로 멕시코로부터 사전 정보제공이 없었던 데 대해 더욱 분개하고 있다. 미 마약단속국(DEA)의 배리 매카프리 국장은 『멕시코 경찰들이 DEA의 활동을 철저하게 감시, 제한하고 있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고 불평했다. 미국이 마약단속업무과정에서 자국의 부정부패에 대한 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알게되는 것을 견제해 온 멕시코정부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이 사건으로 더욱 깊어진 것이다.<김준형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