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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학자 한영우 교수 ‘다시 찾는 우리역사’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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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학자 한영우 교수 ‘다시 찾는 우리역사’ 펴내

입력
1997.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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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문민정치의 모델”/구석기서 현대까지 한반도 통사… 14년만의 노작중진 국사학자 한영우(59) 서울대 교수가 한반도의 구석기시대부터 현대사까지를 아우르는 역사개설서 「다시찾는 우리역사」(경세원간)를 펴냈다. 조선시대사를 전공한 한교수가 집필에 착수한지 14년만에 내놓은 이 책은 이기백씨의 「한국사신론」(일조각), 한우근씨의 「한국통사」(을유문화사), 변태섭씨의 「한국사통론」(삼영사)에 이어 나온 네번째 통사이자 그의 열번째 노작이다.

『한국사 4,000년을 관통하는 정신과 원동력은 옛 것을 토대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해간 「법고창신주의」입니다. 이는 주체와 개방의 결합이며, 지기와 지피의 조화이기도 합니다』

한교수는 이러한 사관에서 한국사를 고대연맹국가―고조선과 열국, 고대귀족국가―삼국과 남북국, 중세귀족·관료국가―고려, 근세관료국가―조선, 근대산업국가―꿈과 좌절, 현대민주국가―분단과 번영, 그리고 인간상실 등 6단계로 나누어 서술했다.

그가 우리 역사발전단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시기는 고려와 조선. 세계사에서도 드문 1,000년간의 장기집권은 우연이 아니라 개혁정신과 민족적 자존심으로 지켜낸 귀중한 소산으로 보고있다. 두 왕조의 개창자들이 왕경에서 거리가 먼 변방출신으로 민심을 얻기위해 개혁정책과 문화혁명을 지속적으로 펼쳤으며 외세에 대한 원한과 수치는 새로운 왕조를 세우고 발전시키는 자극제가 됐다는 주장이다.

한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지난 1세기를 지배해온 사관인 「국수적 민족주의」와 「사적유물론」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국수적 민족주의의 경우 외국과의 전쟁이나 영토문제에 집착한 나머지 신라나 조선에서 꽃피운 문화를 소홀히 여겼고 사회구성체론은 일제시대를 식민지적 근대화로 규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 나아가 지배층의 이상주의와 집권자에 대한 감시기능이 살아있었던 조선시대는 진정한 문민정치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이 책은 한자를 모두 괄호안에 처리하여 쉽게 읽을 수 있게 했고 인물과 유물에 대해서는 풍부한 각주를 붙였다. 또 문화재와 관련된 지도와 그림도판, 을사조약의 무효를 선언한 고종황제의 친서 등 500여종에 이르는 시청각자료를 실음으로써 전문가들이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그는 83년 미국 하버드대 교환교수로 머물때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귀국후 에는 한국문화연구소장, 규장각관장 등의 보직에 매달리느라 집필을 미루다가 지난해 6월에야 탈고할 수 있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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