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반 방 초대 주미 베트남 대사 내정자/피트 피터슨 초대 주월 미국 대사 내정자레 반 방(49·캐리커처) 현 주미 베트남 대표부 대표가 초대 주미 대사로 임명된다. 베트남 정부는 28일 미 상원이 하노이주재 대사로 내정된 베트남전 포로 출신 피트 피터슨(61) 하원의원을 공식 인준하는 대로 방대표를 주미대사로 격상시키기로 결정했다.
방대표는 93년 주 유엔대사로 미국 땅을 처음 밟았지만 역시 베트남전을 통해 상대방 국가와 인연을 튼 특이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1948년생으로 베트남전 당시 청소년이었던 방대표는 「청년여단」에 자원 입대, 조국해방전쟁을 치러냈다. 전후방이 따로 없던 전선에서 청년여단이 주로한 업무는 보급과 복구작업. 따라서 공군조종사였던 피터슨 내정자가 폭격해 망가뜨려 놓았던 도로망을 방대표가 직접 「땜질」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둘사이의 사적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팬텀기를 몰던 피터슨은 66년 9월 대공미사일에 격추돼 73년 석방때까지 포로수용소인 「하노이 힐튼호텔」에서 6년반을 지냈다. 반면 파리강화회담으로 미국이 전쟁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 72년 외무부에 들어간 방대표는 미군포로 송환 등 실무를 담당했던 인사중 한명이다. 베트남 외무부내 최고의 「미국통」인 방은 주 유엔대사를 거쳐 95년 양국간 국교가 정상화하자 첫 워싱턴 대표부 대표에 임명됐다.
결국 한때 총부리를 마주했던 미국과 베트남은 어제의 「적군」을 각각 최고의 외교사절로 선임함으로써 새로 시작된 양국관계의 의미와 상징을 되새기고 있는 것이다. 양국은 4월 초 기존의 대표부를 각각 대사관으로 격상시켜 국교를 완전 정상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호치민(구 사이공)시와 샌프란시스코에 영사관을 교환 설치하고 양국간 무역관련 협정들도 체결, 구원을 완전히 씻어낼 예정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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