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과의 조화 소리없는 보좌 기대/“YS의중 정확감지 역부족” 의견도28일 단행된 청와대 비서실 인사의 핵심은 김용태 비서실장과 강인섭 정무수석의 발탁이다. 이들이 비교적 원만한 성격에 합리적이란 평을 듣는 만큼 김영삼 대통령의 기용 의도는 청와대비서실의 「단결과 화합」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개성이 강한 참모들이 빚어온 불협화음이 원만한 국정수행에 적잖은 차질을 일으켰다고 판단, 「소리없는 보좌」를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대통령은 또 남은 임기 동안의 중요한 목표인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정치현장 경험이 풍부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4선 의원을 지낸 김실장은 5공화국 최장수 대변인의 경력이 말해주듯 인화에는 남다른 특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인으로 활동하는 강수석 역시 온화한 성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현장에서 함께 뛰었던 이들은 전임자들의 갈등설을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협조체제 구축을 서두를 것이며 청와대 내부 결속에 앞장설 것이다. 수석비서관들 사이에서도 편가르기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라 화합과 단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 틀림없다.
김인호 경제수석은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고 소신이 뚜렷하나 자기 주장을 적극 내세우는 편은 아니며, 유재호 총무수석 역시 다양한 경험에 원만한 인품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인화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들의 취임을 계기로 청와대 내부 분위기가 더욱 역동적이 되며 당과 정부와의 관계가 보다 원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김실장과 강수석이 정치성이 강해 치밀하고 조직적인 행정실무 능력이 요구되는 비서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청와대 비서실이 일사불란한 하나의 체계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능이 허약했다는 지적이 강했으나 두 사람이 이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우려도 있다.
민자당 원내총무와 국회예결위원장 경력의 김실장과, 초선으로 통일민주당 부총재 등을 지낸 강수석 체제가 전임 김광일 실장―이원종 수석 라인보다는 국회경험으로만 본다면 훨씬 많다. 올 대선후보 선출과 선거관리 등을 위해서나 대야관계를 위해 비교적 효율적인 인선이라는 평이다.
하지만 청와대나 신한국당 일각에서는 이들이 대선후보 경선 등에 대한 김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전임 이수석 처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기는 하다. 또 이들이 김대통령의 퇴임때까지 운명을 함께하는 절대적 충성심을 보일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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