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업고 대선 도전 야망올 하반기에 실시될 세르비아 대선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현 대통령의 아성을 깨뜨릴 수 있는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현재 판세는 3개 야당 연합체인 「다함께」가 집권 사회당(공산당 후신)에 맹공을 퍼부으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다함께」는 지난해 11월 14개 도시 지방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뒤 정부가 이를 무효화하자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세력. 따라서 「다함께」내 최대 정당인 세르비아갱신운동 당수 부크 드라스코비치가 주목된다.
그러나 현지 관측통들은 의외로 재벌인 보골류브 카리치(41)를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물리칠 인물로 꼽고 있다. 카리치는 한마디로 세르비아판 로스 페로다. 세 동생과 함께 휴대용전화, TV방송국, 은행, 인터넷 서버회사, 보험회사를 경영하면서 세계 곳곳에 석유, 건설 관련 지사를 두고 있다. 카리치 가문의 자산은 50억∼60억달러로 추정된다.
물론 본인은 일부 언론의 출마계획 보도에 대해 확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서 반정부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어쩔 수 없다면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중도좌파 성격의 사회민주당을 결성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신당에는 92년 유고슬라비아 총리를 지낸 미국 출신의 부유한 실업가 밀란 파비치와 지난달 밀로셰비치를 비난해 해임된 네보사 코비치 전 베오그라드시장 등 명망가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라치는 지방의회 선거사태 전까지만 해도 밀로셰비치와 바로 이웃집에 살았고 가까운 친구사이였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가 번지면서 완전히 돌아섰다. 얼마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밀로셰비치가 질질 끄는 식으로 위기에 대처한 것에 대해 『바보스럽고 비생산적』이라고 비판했다. 『세르비아를 세계로부터 소외시키려는 것는 친구건 누구건 적을 만드는 행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권고지를 점령하려면 우선 아직 부족한 대중적 인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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